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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7일 현장 11신] '국민 MT' 마지막 날 풍경이 훈훈합니다. <시사IN> 독자 이환희


 '국민 MT' 마지막 날 풍경이 훈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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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MT' 3일째 7일 오후 6시50분 광화문 파이낸셜센터 빌딩 앞.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 분들의 팻말엔 "촛불은 자기를 희생시키는 정적인 저항입니다" "촛불이 나라를 태우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밝은 인터넷 운동'이라는 단체의 주최로 열린 이 집회의 효과는 화끈합니다. 그 분들 주변에 많은 분들이 둘러싸고 계셨습니다.

대다수는 7시 시작되는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오신 분들입니다. 무리를 보면서 걱정이 앞섰습니다. 촛불집회를 반대하니요. 그 수많은 인파 앞에서 꼿꼿한 그 분들의 자세에선 비장한 사명감마저 느껴졌습니다. 반대집회 사람들 가운데에는 10대도 있습니다. 파이낸셜 센터 앞에는 MBC, KBS, 미디어다음의 보도 행태에 반대하는 팻말들도 늘어서 있습니다.

 "꺼져라!!", "가라!!"는 고성이 울렸습니다. 하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무리에선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는 말도 들립니다.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을 탄압하지 않는다"란 거룩한 민주주의의 금언도 들립니다. 대한민국 서울 복판에선 민주주의의 귀한 말들이 대화로 오갑니다.

집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공언합니다. "7시에 가겠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의 답은 "7시에 간답니다. 우리 같이 애국가를 부릅시다"입니다. 거리에서 입장차는 중요한 게 아닌가 봅니다. 찬성의 입장에 섰든 반대의 입장에 섰든 상관 없습니다. 애국가는 편을 나누지 않습니다. 두 무리가 어우러져 애국가를 부릅니다. 거리에 애국가가 퍼지는 모습은 편협한 기자의 눈에 '충격'이었습니다.
 
고백하겠습니다. 솔직히 그들이 못마땅해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분들의 모습과 그 분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또 배웠습니다. 거리의 품은 제 의견과 다르다고 탄압을 한다거나 윽박을 지르는 작은 품이 아니었습니다.

 '국민 MT' 마지막 날 풍경이 훈훈합니다. 덕수궁에서 사람들은 흥겨워보입니다. 세종로는 큰 품으로 그들을 감싸고 있습니다.

<시사IN> 독자 이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