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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14일 현장 6신] 지방에서 온 촛불원정대


지방에서 온 촛불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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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8번째입니다. 매일 저녁 촛불을 들고 걷고, 뛰고, 소리치다 보면 지칠 만도 합니다. 이명박이 바라는 게 바로 그겁니다. 얼마 전에는 정부 관계자가 “이미 촛불집회 참가 인원이 많이 줄었다”라며 흐뭇해하셨다고 합니다.

참가 인원은 줄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방심’은 금물입니다. 지친 촛불을 대신해, 교대조가 나섭니다. 특히 주말, 벼르던 사람들이 가족 손을 잡고 나옵니다.

지방에서 분을 삭이던 국민도 ‘찜질방’을 믿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신상희씨(43)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습니다. 그냥 찍기만 한 게 아니라,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가족과 ‘소갈비 외식 파티’도 열었습니다. 신씨는 요새 가족들에게 할 말이 없다고 합니다. 정부에 실망한 그는 아들과 딸, 아내와 함께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 촛불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청와대에서 무슨 답이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답니다. 다음 주에도 시간이 되면 올 거랍니다. 전경 버스가 가로막은 이순신 동상 앞에서 신씨 아들이 묻습니다. “아빠, 여기 왜 들어가면 안 돼?”

조이환씨와 친구 3명은 충남 서천에서 어제 올라왔습니다. 서울 분위기가 너무 궁금하고, 직접 참가해보고 싶어 기차를 탔습니다. 잠은 찜질방 등에서 잡니다. 조씨는 “다음주에는 아들 셋을 데리고 올라올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집회 참가 예정자’가 많아 아마 촛불은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사IN 변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