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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7월5일 현장 19신] '명박산성'에 맞서는 '라면산성'


'명박산성'에 맞서는 '라면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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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다음 아고라였습니다. 아고라 누리꾼 ‘대한민국’은 “조중동을 거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이며, 모인 라면은 단식 중인 사제단과 스님들에게 드릴 것이다”라며 삼양라면으로 국민산성을 쌓을 것을 제안했습니다.

발빠른 누리꾼들은 다음 날 하나 둘씩 삼양라면을 사 들고 왔습니다. 이 ‘삼양라면 국민토성’을 지키고 있는 김태영(31) 씨는 “어제 그 제안글을 읽고 오늘 와보니 사람들이 라면을 사서 오길래 나는 그냥 받아서 쌓아놓은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본인도 약간 얼떨떨한 표정입니다. 이곳에 쌓여진 라면은 총 만여 개에 이릅니다.

6월 10일 광화문 사거리를 가로막은 ‘명박산성’은 재치 있는 누리꾼들에 의해 여러 가지로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정성스레 담아온 모래주머니로 쌓은 ‘국민토성’, 시청 공사로 인해 임시로 쌓아둔 철제 방어막 위에 시민들이 손팻말을 가득 붙여놓은 ‘시민산성’, 그리고 ‘삼양라면 국민산성’까지.

애초 ‘명박산성’의 아이디어를 냈던 이에게는 참으로 머쓱해질 일입니다. “앗, 이러라고 쌓은 컨테이너 장벽이 아닐텐데?”  명박산성을 쌓았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말하셨다고 하죠. "각하,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컨테이너가 있'읍'니다."라고.


<시사IN>인턴기자 김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