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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미리보기

4대강 살린다며 하회마을 죽이려나



상류에서 굽이쳐 내려온 낙동강물이 마을을 섬처럼 빙 둘러 감싸고 흐르는 특이한 지형이라 해서 ‘물돌이동’(하회)이라는 이름을 얻은 안동 하회마을. 찾는 이에게 외갓집 같은 정겨운 맛을 안겨주는 하회마을에 갑자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하회마을 앞 낙동강에 보를 설치해 뱃놀이 터를 만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서애 유성룡이 태어난 곳으로 600여 년간 내려오는 풍산 유씨 집성촌 전통가옥 등 문화유산과 마을 앞 낙동강변 모래사장, 맞은편 기암절벽이 삼위일체를 이뤄 명승지를 구성한다. 그래서 이 마을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앞둔 잠정 목록에도 올라 있다. 이런 곳에 보가 설치되면 하회마을을 감도는 낙동강변 모래사장을 삼켜 아름다운 풍광은 사라진다.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은 이곳에 보를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심보가 뭔지 모르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관광객 조성진씨는 “대통령이 됐다고 법을 자기 맘대로 바꿀 수 있겠지만 자연만은 맘대로 바꿔서는 안 된다”라고 질타했다. 유성룡 선생 후손으로 마을을 지키는 유충하씨도 긴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은 기왕에 쌓았던 제방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다시 허무는 추세인데 보를 설치해 환경을 파괴하겠다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4대강 사업으로 하회마을을 건드리면 절대로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