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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 3일 2신] 천막을 치러온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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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오후 <시사IN> ‘교북동’ 편집국에서 강주용씨(35)가 <시사IN>을 읽고 있습니다. 강씨는 <시사IN>의 독자이자, 주주입니다. <시사IN>이 거리편집국을 차린다는 소식을 듣고 박카스를 사들고 오늘 낮 청계천을 찾았습니다. 낮에는 거리 편집국을 잠시 철수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한 <시사IN>의 잘못입니다. 강씨는 경기 남양주에서 2시간 걸려 찾아온 김에 교북동 ‘본 편집국’을 찾았습니다.

강씨는 돌아다니며 아동복을 팝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경기 파주·강원 철원 등지로 장사를 나갑니다. 오늘은 일당을 포기하고 서울로 왔습니다. 저녁까지 기다렸다가 천막을 쳐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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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는 부자가 아닙니다. ‘유아복 노점상’으로 생계를 잇습니다. 그가 <시사IN> 창간 때 불쑥 나타나 천만 원의 투자금을 내밀었을 때, 기자들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스무 번을 거절했습니다. 강씨는 “마누라가 시켰다”라고 책임(?)을 돌렸습니다. 강씨는 “이건 내 노후 대책이다. 나중에 배당금 엄청 받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기자들이 꼭 강씨를 부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강씨는 시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동할 땐 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듣습니다. <시사IN>은 화장실에서라도 꼭꼭 챙겨 본다고 합니다. 마음은 굴뚝 같아도 장사 때문에 그간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답니다. 바쁜 강씨가 <시사IN> 거리편집국 일에는 일상을 포기했습니다.

 <시사IN> 기자들은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런 독자님에게 조금이라도 실망을 드릴까봐 노심초사입니다. 6월3일, <시사IN> 거리편집국은 즐겁고도 비장한(?) 마음으로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