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인턴수기

기자를 해보니, 글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 13. 11:45
'글'이 문제다. 취재는 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기자'는 쓰는 사람이다.
우리는 인턴기자고 기자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게 써야 마땅한 사람이다.

그런데...

인턴들 거의 전부 첫 기사를 적었다. 5매 내외의 박스기사나 부지런한 사람은 '사람IN'도 적었다.
 
곁에서 그들을 지켜봤다. 다들 컴퓨터 하나씩을 끼고 죽을 상이었다. '웃음기 적은 '농담을 건네도

예전같은 반응이 오지 않았다. 글 쓰는 데 집중을 방해 한 것 같아 1절만 하고 말았다.

'오, 심각한데...'하는 생각을 머금고.

"무릇, 기자는 마감만 없으면 세상 편한 직업이다. 움직이고 싶은 데로 움직이면 되고, 놀고 싶으면 놀고. 근데 기사가 나와야 한다."

라는 분이 있었다. 그 분은 여기에 더해 '정기간행물' 기자의 처참한 실상을 말해주셨다. 들을 땐 몰랐다. 마감이 닥치고 나서야

저 말이 실감났다.

인턴이 되기 전. 글을 쉽게 썼다. 글 쓰는 게 좋았다. 그것이 '사실'이 되었든 '의견'이 되었든, 꽂히면 썼다. 이러저러 잡문으로

블로그 포스트가 약 400개 된다.

나는 글쓰기가 쉬운 줄 알았다.

인턴이 됐다. 글 쓰기가 어렵다는 말이 몸과 머리로 왔다. '사실'에 입각한 정제된 기사문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선배는,
 
"취재보다 기사 쓰는 데 더 오래 걸린다" 고 말했다.

그 말이 맞았다. '오래 걸려야'된다.

산울림의 김창완은 모 잡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중들이 원하는 건 뮤지션의 음악이 아니다. 뮤지션의 목숨을 대중들은 원한다. 우리는 목숨걸고 음악해야 한다." 라고.

좋은 기자와의 인터뷰였다면 이런 답이 오지 않았을까.

"대중들이 원하는 건 사안을 건 기자의 기사가 아니다. 대중들은 기사에 건 기자의 목숨을 원한다. 우리는 목숨걸고 기사써야 한다." 라고..

그러므로...

"취재가 미비해서, 머리가 안 돌아가서, 시간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기사가 안 나오고 마감이 박살나는 건




                                                                               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