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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5일 현장 13신] 축제의 한 켠에서 - <시사IN> 독자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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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종로 일대는 축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앉아 거리의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침이슬'과 '광야에서', '대한민국 헌법1조' 등의 노래가 번갈아 나옵니다. 세종로를 지키는 경찰 앞에서 시민들은 보란 듯이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얼굴이 밝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어제까지 지쳤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한달 넘게 계속되는 집회에 안 지칠 수가 없었습니다. <시사IN> 거리 편집국 옆에 주저앉아 처음 보는 웬 청년 분이랑 얘기를 나누며 "지쳤다. 진짜 저 사람들 우리 지치게 하는 데 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통합민주당의 송영길 의원이 우리 말에 수긍해줬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좀 다르네요. 광장을 메운 사람들의 기운을 받고 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었건만 스스로 지쳤다고 포기 선언한 제가 못나 보였습니다. 한편으론 반성도 되더군요. '여기 나오면서 어쭙잖은 부담 같은 것을 혼자 짊어지려 한건 아닌가'라는 반성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저는 건방과 오만의 조합으로 혼자 스스로 지쳤다고 한 것 같습니다.

 시청 광장에 마련된 한 천막에 짐을 부려두고 세종로 곳곳을 돌며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이 없더군요. 대학생들은 깃발 하나를 그네들 속에 꽂아두고 MT온 것 같이 놀았습니다. 다만 다른 것은 MT에서 가요를 불렀다면 그네들의 거리 MT에서는 '민중가요'와 '동요'를 부른다는 것이지요. 율동에 문선도 하고 북도 치고 노래도 하고 이 시국에 즐거워 보입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시국이 무슨 소용인가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아닙니까.

 교보빌딩 앞엔 '토론의 성지' 아고라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요즘 아고라 잘 나갑니다. 아고라 뜨면 청와대는 유도 아니고 조중동도 쪽도 못 쓴다고 합니다. 언론의 논조는 물론 언론사 광고주의 행태까지 따져 물으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까지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다는... <시사IN>도 아고라에 잘 보여야 할 듯합니다. 물론 독자가 우선이지만요.
 
 행렬이 웅성웅성 하네요. 들리는 소리엔 행렬 한 무리가 독립문에서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10대들이 "졸지말고 청와대로!!" 해서 선동했습니다. 10대들은 지루했나봅니다. 다치지 말하야 하는데 다치면 안 되는데. 맘 속으로 뇌봅니다. 그 곁에서 거리편집국의 무선인터넷이 느리다고 기자님들의 원성이 들리네요. 축제의 풍경입니다. 축제는 72시간동안 계속 된다고 합니다. 장소는 세종로를 비롯해 서울 도심이구요. 축제의 제물은 말 안해도 다 아실 겁니다.


<시사IN> 독자 이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