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시위대 "청와대 총사퇴. 부적절한 처신이다"
청와대가 비서진 일괄사퇴 카드를 빼들었으나 시위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6일 청와대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대변인, 수석비서관 전원 등 모두 8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쇠고기 정국’와 관련한 국정운영의 문제점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부적합한 카드라는 반응이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소식을 듣자마자 “밀린거다”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선별적으로 사표가 수리되겠지만 더 이상 이상태로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은 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어 “청와대는 시위에 나오는 국민이 줄어들거라고 기대하며 하나씩 카드를 꺼내고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결국 ‘재협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전 비서관은 현재 진보신당 당원 자격으로 ‘칼라TV’진행을 맡으며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광장에 모인 다른 시민들도 정 전 비서관과 비슷한 의견이다. 비서진 사퇴카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집회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신순옥(32)씨는 “쌀을 달라는데 계속 과자를 주는거다. 국민이 결정적으로 원하는 것은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일상적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시위를 시작한 이후부터 구호가 ‘쇠고기 재협상’에서 ‘이명박 퇴진’으로 바뀐 현장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표를 내라는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원용대(33)씨는 “이명박이 직접 협상에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비서 전원이 내도 이명박 한명의 사표를 대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오후 5시경 대한문 앞에 나와 다른 시민들과 함께 대책위가 준비한 문화제를 보고 있다. 지난 4,19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공공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청와대 비서진 사퇴에 대해 “그정도로 무마하기에는 국민의 분노와 실망이 너무 크다. 집회현장에 와서 느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시사IN>박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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