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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27일 현장 8신] "천정배는 사진 찍었으면 가라"


"천정배는 사진 찍었으면 가라"
시민들, 연좌농성하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즉석 토론을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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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이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왔습니다. 천정배 송영길 김재윤 서갑원... 익숙한 얼굴들이 보입니다. 최영희 박선숙... 이번에 새로 배지를 단 의원들도 보입니다. 이들은 전경과 시민 사이에 앉아 있습니다. 경찰의 폭력진압에 맞서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민들이 그리 고마워하는 눈치가 아닙니다.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왔다는데도 말입니다. 민주당 의원들도 곤혹스러워하는 눈칩니다. 기껏 왔는데, 환영받기는커녕 박대하니 말입니다. 욕을 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민들에게 대꾸하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듣고 있습니다. 표정이 참 좋지 않습니다. 특히 천정배 의원의 표정이 어두워 보입니다. 조금 전 한 시민이 “천정배는 사진 찍었으면 가라”라고 나무랐습니다. 전날 천 의원이 시민들에게 떠밀려 '국민토성' 위에 올라갔다가 우물쭈물하다 내려와서 "사진 찍으러 왔냐"는 비난을 들었다는 기사를 보신 것 같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을 둘러싸고 시민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 의원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논쟁입니다. “왜 지금에야 나왔냐?”라고 비난하면 한쪽에서 “늦게라도 나왔지 않습니까”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각성하란 말이야!”라고 소리치면 또 “각성하려고 왔지 않습니까”하는 답이 들립니다(꼬박꼬박 말대답하는 사람은 의원 보좌관인 것 같습니다).

비아냥거리는 시민도 있습니다. “이것들 X도 힘 없어” “17대에 도대체 뭐했어” 이런 시민들의 비난이 괴로웠는지, 최영희 의원은 자신을 찾아온 김민웅 교수에게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한 시민이 조용히 충고하고 갑니다.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환영합니다. 물대포도 맞아보시고, 소화기 분말도 맞아보시며 시민들이 어떻게 당하는지 겪어보십시오. 그리고 가끔가다 나오지 말고 일관성있게 꾸준히 나오십시오. 그러면 국민이 민주당 편을 들 것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2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짬을 활용해 시위대와 대치하던 최전방 전경들도 도시락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전경들이 늦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으니, 민주당 의원들의 출연이 영 헛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시사IN> 고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