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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5일 현장 1신] HID "6월 내내 서울광장 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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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촛불 대신 위패가 빼곡히 들어섰다.

북파공작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동지회'(HID, 동지회)는 오늘 7시부터 현충일인 내일 오후 5시까지 1박2일에 걸쳐 북파공작원 희생자 위령제를 연다고 밝혔다. 6시 현재 서울광장에는 희생자 7726명의 이름이 적힌 위패가 가득 들어찼다. 동지회는 광장 주위를 천막으로 둘러쳐 시민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동지회 오복섭 사무총장은 "5월24일에 행사가 결정됐다"라고 밝혔다. 애초에 동지회는 정보사령부에서 위령제를 열기로 했으나 이날 갑자기 장소가 바뀌었다.  

촛불집회를 고려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 총장은 "이 공간은 비어있는 공간"이라며 "행사를 논의해야 할 상대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동지회는 약 2500명의 회원이 위령제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오 총장은 "내일 오후5시까지 위령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종수 조직국장은 "6월 한달 동안은 위패를 모셔놓고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회의 서울광장 사용이 길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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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주위를 둘러싼 시민들은 위령제를 촛불집회를 훼방놓기 위한 정부의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터넷 ID 캡사이신은 "이명박 정부가 공권력으로 안 되니까 민간인까지 동원한다. 갈 데까지 갔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곳곳에서 격한 말다툼도 벌어졌다. 한 여고생은 "북파공작원이 이명박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렇게 사람이 없는가"라고 말했다. 동지회는 "다툼을 조장하는 불순세력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이명박 정부와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6시가 되자 경찰은 두줄로 HID 행사장을 막아섰다. 시민들과 HID의 충돌을 막기 위한 행동이냐는 질문에 경찰은 "HID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안진걸 팀장은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광장 옆 태평로에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조금 전인 5시50분부터 대책회의에는 광장 주위로 모여든 시민을 덕수궁 앞으로 인도하고 있다.

<시사IN> 천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