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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5일 현장 9신]'북파공작원' 이명박 사수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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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8일 북파공작원 단체는 이명박 시장체제로부터 '노점상 통제 특명'을 받고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을 장악했다.

2008년 6월5일, 이명박 대통령에 항거하는 촛불집회가 예정된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을 북파공작원 출신들이 다시 장악했다."

<시사IN> 기자들은 '북파공작원'과 참으로 인연이 깊다. 1990년대 말부터 한국 현대사의 은폐된 비극과 비운의 주인공들을 추적 취재하는 과정에서 북파공작원의 실상을 파악하고 2000년 가을 당시 시사저널 커버스토리로 북파공작원은 은폐된 실상을 탐사보도했다. 때마침 16대 국회 김성호 의원이 이 사연을 국정감사 주요 의제로 다루고 역대 보수정권 아래서 '토사구팽'한 북파공작원 문제를 주요 이슈로 부각함으로써 그들의 인권이 비로소 보장받을 길을 열게 되었다. 이른바 '북파임수 수행자 보상에 관한 특별법'제정이 그것이다.

이후 북파공작원 1세대 간부들은 시사in 기자들과 깊은 교분을 맺으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자신들이 독재권력의 용병으로 차출되었던 불행했던 과거를 하나씩 '뉴스 선물'로 떠안겨 주었다. 유신 당시 김영삼 민주당 총재 자택 테러 사건, 문익환 목사 자택 심야 절도 및 테러사건, 재야단체인 우리마당 사무실 심야 피습 및 집단 강간 사건 등등 굵직하면서도 은폐된 테러가 3공과 5공 군사정권 시절 국군정보사령부 및 안기부가 사주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 내용이 공개되면서 과거 정보사령관과 일부 공안기관 간부들이 사법처리된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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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북파공작원들 가운데 일부가 2004년 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체제와 만난 사연이 시사in 기자에게 포착됐다. 내용은 그들이 입금받은 통장(보낸 이는 당시 현역 정보사령부 간부명의였음) 사본을 넘겨줬고 시사IN 기자는 이 내용을 폭로 고발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더 나아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노점상 단속에 애먹으면서 서울시가 북파공작원 동지회 사무실에 단속 참여 용역을 의뢰했다"라는 제보룰 해왔다. 이들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로부터 용역의뢰를 받고 받은 일당 입금 내역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현장 확인을 하려던 과정에서 이미 용역계약활동이 끝난 뒤라 현장을 잡지 못하고 용역 참여자의 증언만 확보하고 끝내야 했다.

2004년 봄, 이명박 서울시장 체제 때 이명박 시장이 노점상 통제 특명을 내리면서 북파공작원을 동원했다는 사실로 미뤄보면 그가 대통령이 된 뒤 일부 북파공작원 출신들이 서울시 한복판에서 촛불시위에 대항하는 행사를 갖는다는 것이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2004년 5월8일 북파공작원 단체는 이명박 시장체제로부터 '노점상 통제 특명'을 받고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을 장악했다. 2008년 6월5일, 이명박 대통령에 항거하는 촛불집회가 예정된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을 북파공작원 출신들이 다시 장악했다.

이명박 정부와 북파공작원 활용, 과거 독재정권들이 자행한 북파공작원의 반인권적 활용이 오버랩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시사IN> 정희상


아래는 한겨레 기사입니다.

“서울광장은 우리가 지킨다?”

한겨레 | 기사입력 2004.05.08 01:36



[한겨레] 검은 제복차림, 일명 "Men in black"
"하이서울" 행사장 노점상 통제 "특명"
시민들 "무섭고 볼썽사납다"


“아저씨 전경이에요?”
“…”
“전경이에요?”
“…”(콧방귀)
“…” 서울의 한복판, 서울 시청 앞 ‘서울 광장’.
잔디에 누운 사람들, 옥수수를 뜯고 김밥을 먹는 사람들. 그 광장 둘레로 20여명의 "그들"이 우뚝섰다. 아니 서성거렸다. ‘Men in Black’. 아래 위로 쫘악 검정색 제복에 까만 모자와 군화. 짧게 깎은 머리의 20대 청년들. 팔에는 노란완장을 찼다.
"가로정비". 그들의 모자와 가슴에는 ‘태극’이라는 글자가 새겨졌고, 동그란 상징도 붙었다. 누굴까?
혹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지키는 특공대일까?
호기심 어린 시민도 궁금증에 “아저씨 전경이에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기자가 대신 물어봤다. "그 아저씨에게?" 아니다. 시청에다 먼저 물었다. -한겨레 김순배 기잡니다. 광장에 ‘가로정비’라고 완장 차신 분들 누굽니까?
=시와 용역계약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9일까지 ‘하이 서울 페스티벌’ 행사를 여는데, 행사장(물론 광장을 일컬음)에 노점상이 못들어가게 막는 겁니다. 안그러면 행사가 "x판"됩니다. 리어커 끌고 들어오고…. -아, 돈을 주고 용역직원을 고용한 거군요?
=지난해는 직원들이 단속했는데, 그 사람(물론 노점상 아저씨, 아줌마)들과 몸싸움 해봐야 전쟁을 치릅니다. 구청은 토・일요일에는 단속원들도 일 안한다고 하고, 시청 전 직원이 할 수도 없고…. ‘Men in Black’의 임무시간은 행사 2시간 전부터 밤 11시께까지. 시는 그들에게 얼마의 "작전수행비"를 썼을까? -용역비는 얼마 주셨어요?
=일당이 6~7만원 정도 되요. ‘Men in Black’을 휘감는 묘한 광채는 접근을 가로 막았다. -용역 직원들이 덩치도 크고 조금 우락부락하시던데?
=없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그 사람들 없이 자율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1일날 행사 시작하자마자 행사장 안으로 30~40개(물론 리어커 등)가 들어오려니까…. 그런데 이제 ‘이 사람들’이 지킨다는 소문이 퍼지니까 노점이 안옵니다. ‘Men in Black’의 임무는 서울시가 보기에 성공적인 편이었다. =위압감을 준다거나 그런 것은 좀 있는데,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이 사람들 동원 안하면 방법이 없으니까…. 지난해 "x판"이었습니다. -경찰은 대신 단속 안해주나요?
=안해줍니다. 노점단속은 구청 관할이고, 경찰은 도로 위에서 불법주차해 놓고 노점하는 것도 단속 안합니다. -시민단체나 다른 곳에 맡길 수 없나요? 꼭 여성은 아니더라도….
=그 사람들은 힘꽤나 쓰는 사람들입니다. 기자보고 하라면 할 수 있겠습니까. 또 힘쓰고 안쓰고 보다도, 요즘은 공무원이 노점상 단속을 하면 노점상들이 큰 소리치고 우리가 두들겨 맞습니다. ‘Men in Black’이 임무를 맡은 것은 처음일까? =서울 여의도 벚꽃 축제 때도 용역을 채용했는데, 고엽제 전우회, 북파공작원, 해병대 전우회, 그런데서 용역 일을 맡고 싶어하고, 또 그 사람들이 맡아야 제대로 단속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 나타나면 (노점상이) 아예 안나타나고 도망가죠. 물로 안 보고…. -누가 단속하느냐가 중요하군요?
=그 사람들 계통에서는 바로 압니다. 딱 소문이 퍼져서 “노점 못하겠다, 어디서 나와 지키니까” 하는 게 있습니다. “싸워봤자 우리가 손해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늘, 때론 뜬금없이 취재원은 ‘기자가 왜 전화를 했을까’를 의심한다. =이거 부정적인 기사 나가면 우리 직원들 사기 죽이는 게 큽니다. 밤 12시까지 우리 일해야 되고, 그러면 감당 못합니다. (통화 끝) 어쨌든 6일, “아저씨, 전경이에요?”라고 물었던 우리의 시민 김대관(27・서울 양천구)씨의 생각은 “사복 입은 전경이 좀더 나아요”라는 것. 김대관씨만의 생각일까? 잔디밭에서 담배를 갖고 삼각형 놀이(?)를 하던 한무리의 대학생들. 이정석(20・서울 송파구)씨가 도전했다. -검은 옷 입은 분들 누군지 아세요?
=시설 지키는 사람요?(아쉽게 비켜갔다.) -보니 느낌이 어때요?
=무서워요. -왜요?
=파란옷 입으면 안되나요? 보기에도 껄렁껄렁하고 검은색이니까…. 호돌이(물론 경찰)는 귀엽잖아요. 이씨의 엄살일까. 아이는 솔직하다. 광장에 놀러나온 동현(9・인천시 계양구)에게 물었다.
“무서워요, 너무 무섭게 생겼어요.”
엄마(36)는 동현의 마음을 꿰뚫었다.
“옷 색깔이 진하고 ‘굳이 정복이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권위를 나타내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그리고 엄마의 한마디 더. “너무 인상이 강해요.” 암튼, 광장에 놀러나온 시민들의 느낌은 이랬다. 이번에는 ‘Men in Black’에게 직접 인터뷰를 시도했다.
‘Men in Black’의 총지휘자와 연결했다. 011-261-****. 떨렸다.
-안녕하세요? 한겨레 김순배 기자입니다.
=아, 네. -이번에 시청광장에 ‘가로정비’라는 완장차고 관리하시잖아요? 몇명이나 나가십니까?
=주말에는 60~80명, 평일에는 20~45명 정도 나갑니다. ‘Men in Black’ 공격에 나섰다. -검정색 제복 때문에 위압감을 준다는 분들도 있던데?
=노점상을 관리 안하면 아수라장이 됩니다. 제복을 안 입으면…. 아무나 단속을 할 수도 없고 빨간색으로 할 수도 없고…. 시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곤봉을 찬 것도, 불편을 끼친 것도 아니잖습니까? 기자는 자주, 묻고 싶은 것을 너무 노골적으로 물어볼 수가 없다. -다들 체격이 우람하고 좋으시던데? 운동(물론 체력단련)을 하셨나요?
=운동을 한 직원들도 있고, 평범한 직원들도 있다. 다 체력이 우람한 게 아니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안 그런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만 봤나 봅니다? -제복 입으시는 게 효과가 있나요?
=아무래도 ‘계도활동’ 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노점상들 못오게 계도활동 하니까…. 우리가 우락부락하게 하는 게 아니고, 먼저 협조요청을 드립니다. ‘들어오지 말라’고 하면 시비도 없습니다. 검은 제복은 늘 입는 겁니다. ‘계도활동’이라…. 드디어 ‘Men in Black’의 작전명을 알아냈다. ‘Men in Black’에 가려진 진짜 부대명은? -‘태극’이란 이름은 어디서?
=대표님께서 따왔습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믿음을 갖고 책임을 완수하자”. 뛰어난 작전은 피땀흘린 정신교육의 성과물이었다. 뛰어난 것은 보안교육이었다. 그에게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책임자, 그냥 책임자”라고만 했다. -직원들 중에 특공대 나온 분들이 많나요?
=특공대 나온 사람도 있고, 해병대 제대한 사람도 있고. 일반 현역도 있고 평범합니다. 동현아, 넌 왜 평범한 아저씨들을 무서워했니? 시청광장을 지키기 위해 특파된 ‘Men in Black’은 모두 몇명일까? -직원이 몇분입니까?
=50~60명 정도 됩니다. 바쁠 때는 우리 ‘계열업체’가 있으니까, 인원변동이 있을 때는 같이 일합니다. ‘Men in Black’에게 작별인사를 부탁했다. -“무서워”라고 느끼는 어린이와 시민들에게 한마디?
=전혀 시민들께 불편을 끼쳐드리지 않도록, 청결하고 깨끗한 광장을 사수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지내시면 됩니다. 여기서 취재가 끝나는줄 알았다. 그런데 이날 오후 2시께 시청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오전에 통화한 직원보다 높으신 분이었다. =시청 ***팀 ****입니다.
-아, 예.
=오전에 시청광장 관리 관련해서, 위압감 준다고 전화하셨다고요? 그는 이렇게 말을 뗐다. 그는 ‘Men in Black’을 특파한 "장군"이었다. =사실 위압감 줘요. 저도 주말에 가서 보니까 사실입니다. 그런데 노점은 처음에 잡아야 되요. 텃세 싸움에 벌어지기 전에 처음에 발을 못붙이게 해야 ‘시청광장은 노점은 안된다’ 이렇게 됩니다. 제가 세우기는 했는데, 보기 싫대요. 장군은 작전지휘도를 가리키며 임무수행의 보완책을 내놨다. =궁궐에 궁궐 지킴이가 자원봉사 하듯이, 시청광장도 자원봉사를 해서 단속하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우리가 직접 단속해봤는데 못해요. 행상들 욕하면 다 도망가고…. ‘서울 광장은 노점이 안된다’, 그런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위압감을 주더라도 해야 되니까. 노점상들 정보파악이 우리보다 빨라요. 장군은 탁월했다. 작전 수행 전, 작전의 성과물을 간파하고 있었다. -위압감을 주게 될 줄 아셨다는 겁니까?
=그럼요. 안그러면 노점 못 막습니다. 덕수궁 앞에 안된다고 했더니 한 노점상이 저한테 ‘***의 **야’라고 면전에다 욕을 하는데…. (노점상이) 용역을 건드리면 작살 나니까…. 시청 광장에서는 노점상이 한명도 없잖아요. 암튼, 혐오감은 솔직히 있지만 노점상한테는 특효약이니까. 노점상들이 공무원 보기를 우습게 보는데 그 사람들은 멀리서 보고도 도망가니까요. ‘Men in Black’의 임무수행은 이제 끝나간다. 1급 보완 임무평가 보고서는 시민들의 ‘수, 우, 미, 양, 가’로 대체한다. 1일 특파된 우리의 ‘Men in Black’은 ‘하이서울 페스티벌’축제가 끝나는 9일 밤 시청 광장을 떠난다. 글, 사진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