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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28일 현장 9신] 대책회의 첫 구속자, 안진걸 조직팀장은 어떤 사람?


대책회의 첫 구속자, 안진걸 조직팀장은 어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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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안진걸 간사에게서 문자가 오지 않는다. 올 수가 없다. 그는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오늘(6월28일) ‘미신고 불법집회를 주최하고 시위대의 청와대 방면 진출을 선동’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안진걸(35)씨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 윤희숙(32.여)씨를 구속했다.

안진걸 간사가 보내는 문자의 내용은 늘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참가를 독력하는 내용이었다. 여러 번, 그의 문자가 나를 광화문으로 이끌었다.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그의 문자가 오지 않아 광화문으로 나왔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그가 맡고 있던 역할은 조직팀장이었다. 참 어울리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안진걸은 ‘조직의 귀재’였다. 그의 주변엔 늘 사람들이 몰렸다. 언제든, 안진걸이 부르면 달려갔다. 그가 좋은 사람들을 모아놓았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광장에서 만난 그는 늘 지쳐있었다. 목소리는 잠겨있었다. 그러다가도 시민들이 몰려오면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구수한 사투리의 안진걸 간사(나에게는 예전부터 부르던 간사라는 호칭이 익숙하다)는 원래 에너지가 ‘만땅’으로 차 있던 사람이었다. 아마 유치장에서 그를 괴롭히는 것이 있다면, 넘치는 에너지일 것이다. 그의 에너지는 주로 입으로 분출되었다. 유치장에 그와 함께 구금된 사람들은, 최소한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진걸 조직팀장은 참여연대와 희망제작소에서 활동한 전업 시민운동가다. 그리고 마당발 시민운동가다. 대한민국 사회부 기자는 크게 ‘안진걸을 아는 기자’와 ‘안진걸을 모르는 기자’로 나뉜다. 종로서를 출입했으면서도 안진걸을 모르는 기자가 있다면, 그것은 안진걸이 아니라 기자의 죄다.

안진걸은 세상 모든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지난해 <시사IN> 기자들이 시사저널 사태를 겪고 파업을 할 때도 그는 가만있지 않았다. 아름다운가게 활동가들을 독려해 후원주점을 열어주었다. 후원주점은 파업 기자들에게, 금전적인 면과 심리적인 면 모두에서 큰 힘을 주었다.

그런 안진걸이 구속되었다. 구속되기 전에 그는 집회 현장에서 경찰들에게 목이 심하게 졸리는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이 안진걸 간사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이유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법원의 이런 설명이 안 간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안진걸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안진걸 간사를 구속한 이유는, 그가 ‘청와대로 가자’고 선동했다는 것이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이 사람들에게 청와대로 가자고 하는 것이 왜 죄가 되는지.

<시사IN> 고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