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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이명박 부동산 가압류한 이유는?

시사저널 거리편집국 신호철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개입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명박 캠프측의 오래 준비된 치밀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연일 의문점이 드러나고 있다. 오늘은 옛 BBK 채권자가 이명박씨 부동산을 향해 가압류 신청을 했고, 이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연합뉴스에 의해 보도되었다. 2001년 10월11일 코스닥 기업 (주)심텍이 35억원 가압류 신청을 낸 사건이다. 주요 일간지닷컴이 이 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 전 시장이 BBK의 채무를 연대할 만한 법률상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썼다.

가압류 사실은 이미 다른 언론에서 2001년~2002년께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BBK와 이명박 후보와의 관계를 단박에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후 검찰은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시간적으로 검찰 처분이 법원 결정보다 후에 일어난 것이다. 이명박 후보측은 "검찰이 법원보다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더 많은 인원을 조사해 결정한 것이다"라고 반박한다. 한편 박근혜 후보측의 이혜훈 의원은 "(법적) 기관의 말이 (서로) 다르다면 이 기관들이 직접 국민에게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궁금한 것은 왜 법원은 가압류 신청 건에서 심텍의 손을 들어줬을까 하는 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001년 10월12일 심텍에게 "투자 계약 당시 채무자(이 전 시장)로부터 서명화 된 보증을 받지 못한 이유, 채무자가 BBK에 대해 가졌던 법률상 지위 등을 소명해 오라"고 보정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열흘 뒤 22일 심텍의 신청을 받아들여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법원의 가압류 결정을 내린 데는 당시 심텍이 설득력있는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과거에 (주)심텍의 임원급 관계자 2명을 인터뷰해 왜 심텍이 이명박씨를 고소하게 되었는지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인터뷰 내용 가운데 일부는 2002년 4월8일자 <시사저널>에 실린 바 있다. BBK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지금, 인터뷰 내용을 모두 공개하기로 한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이 인터뷰가 모두 2002년 3월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이명박후보측은 "심텍의 고소 내용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리하게 부풀려진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2001년에 이미 심텍은 피해금 전액을 돌려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므로, 2002년 봄 이후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이 거짓을 말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아래 괄호 부분이 심텍 관계자 2인의 인터뷰 내용을 합쳐 재구성한 당시 상황이다.

<2000년1월 심텍이 코스닥 등록을 한 이후 현금이 많아졌다. 바이코리아 주식 붐으로 심텍은 2백억이 넘는 현금 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이 돈으로 직접 증권투자를 하기도 했다. BBK에 50억을 투자할 여력은 있었던 셈이다.

왜 BBK였느냐? 한번은 전세호 사장에게 "왜 BBK와 같은 사설 펀드에 돈을 투자하느냐?"라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 때 전세호 사장은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하나는 김경준씨가 능력있는 금융전문가라는 것, 둘째는 김경준씨의 누나가 유명한 변호사라는 것이었다. 두번째 이유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세번째로 든 이유는.... 이명박씨가 소개시켜 준 회사라는 점이었다.

전세호 사장은 이명박씨와 친분이 깊었다. 전세호 사장의 친 누나가 이명박씨 부인과 절친한 사이였다. 전 사장의 누나는 이명박씨 부인과 이웃 집에서 사는 것으로 안다. 전 사장 역시 그들과 같은 동네에서 살았다.

심텍이 BBK에 돈을 투자하기 전에 사장을 포함한 우리 임원들이 BBK사무실을 직접 찾아간 적이 있었다. 2000 9월27일이었다. 그 때 BBK는 중구 순화동 삼성생명 빌딩 17층에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오면 안내데스크가 있고 BBK라는 글자 간판이 보였다.

이명박 시장은 안내데스크 안쪽 '회장실'이라고 적힌 곳에서 나왔다. 우리 임원들은 바로 점심 식사를 하러 삼성생명 지하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사 자리에서 이명박 시장은 "BBK는 내 회사다. 내가 대주주고 회장이니 나를 믿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자신있게 이야기하셨기 때문에 분명히 기억한다. 이명박 시장은 식사 값을 카드로 직접 계산했다. 그 뒤에 50억을 투자하게 된 것이다.

2001년 중반, 여름 쯤에 BBK에 대한 여러 회의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5%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하지만 수익보고서를 믿을 수 가 없었다. 수익보고서를 제출하는 곳이 펀드를 운용하는 BBK 자신이라는 것도 의심스러웠다. 사장을 설득해 펀드를 회수하기로 결정하고 김경준 BBK 사장에게 레터를 보냈다. 그랬더니 한동안 김사장으로부터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 쪽에서 레터가 날아왔는데. 우리가 투자한 자산이 '0' 되었다는 것이다. '제로'라는 말이다. 사기당했다라는 걸 깨닫고 급히 김경준을 찾았지만 이미 그는 잠적한 뒤였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사설 탐정을 고용하기도 하고, 우리가 직접 탐정이 되어 김경준씨 집 앞에서 밤을 새며 지키기도 했다.

BBK가 문제가 생기자 이명박 시장이 자신과 아무런 관련 없는 회사 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사람이 멀리서 보는 것과 직접 만나는 것이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명박씨 자택을 직접 찾아가 항의한 적도 있다. 이명박씨가 집을 나서기 전인 아침 7시에 논현동 이명박 자택을 찾아가 문 두드리고 들어가서 면담했다. 그 때 이명박씨는 자신이 BBK의 회장이라는 사실을 시인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강하게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김경준을 설득해 볼테니 조금만 기다려 보라"라고 할 뿐이었다.

이명박씨의 측근이었던 김백준씨도 만난 적이 있다. 인터콘티넨탈호텔 1층 라운지에서 만났다.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온 것이 김백준씨 쪽이었다. 그러나 딱히 우리에게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결국 우리 회사는 이명박씨를 고소하기로 했다. 코스닥 기업인으로서 이명박씨같은 유명인을 고소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당시 이명박씨는 아무런 공직이 없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심텍 관계자들은 그가 두려웠다고 말했다). 전세호 사장으로서 특히 힘든 결정이었을것이다. 50억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소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증거를 모았다. 이명박씨를 회장으로 묘사한 브로셔라든지 이명박씨에게 직접 들은 내용들을 진술서로 만들었다.

얼마 뒤 이명박씨를 고소하려고 증거자료를 찾고 있을 때 삼성생명 지하1층 식당을 다시 찾아간 적 있다. 식당 주인에게 부탁해서 당시 카드 계산서 복사본을 입수해 고소 서류에 첨부시켰다. 'BBK법인카드로 계산이 된 것이어서 고소 증거가 된다고 생각했다.

고소를 하면서 꼭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BBK와 이명박씨와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문서를 입수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황증거가 있을 뿐이었다. 답답해서 미국에 사람을 보내 증거를 모으기도 했다. 지금도 이명박씨가 서류상으로 BBK 회장이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소를 취하했으므로 더 이상 따지기를 원치 않는다. 이명박씨와 싸우고 싶지 않다. 다만 고소장 내용과 검찰에서 진술한 정황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2001년 12월6일 아침 김경준씨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로 심텍 임원들이 서울지검에 출두해 저녁까지 비상대기했다. 체포된 김경준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와 함께  있었다. 그 때만 해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변호사를 대동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검찰이 김경준씨에게 특혜를 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검찰은 변호사가 온 것이 못마땅했는지 "조사에 동석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의자는 못 준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변호사는 하루종일 의자 없이 내내 서서 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김경준씨는 조사를 받는 동안 검사에게나 우리에게나 이명박씨가 BBK에 관련되어있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김경준이 체포된지 24시간,, 아니 30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검사가 우리 임원들을 긴히 불렀다. "김경준이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으니 들어가서 이야기 좀 해 보라"라는 것이었다. 김경준은 검사방(검사실) 안에 혼자 있었다. 검사는 옆방으로 나가주었다. 변호사도 없이 김경준과 우리 임원단만 남았다. 김경준은 "돈을 갚으려면 내가 나가야 한다. 검사가 나를 석방해 주는데 동의해달라. 내가 나가면 이틀 안에 돈을 모두 갚겠다"라고 말했다. 믿기 힘든 말이었지만 전세호 사장이 결단을 내려 석방에 동의하기로 했다. 12월8일 김경준씨는 귀가했다.

놀랍게도 정말 얼마 뒤에 정확하게 돈이 입금되었다. 투자금 50억원 가운데 미회수금 30억원과 이자 5억950만원을 모두 돌려받았다. 돈을 받은 뒤 우리 심텍은 고소를 취하했다. 고소를 취하한 이후로는 더 이상 이명박씨를 문제 삼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이명박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한편 위 심텍 임원들의 증언 기록에 대해 이명박 캠프측의 반론을 정리하면 이렇다.

<이명박 후보가 심텍 관계자들과 식사는 했지만 'BBK회장'이라든지 대주주라는 식의 말을 한 적은 없다. 심텍은 돈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므로 상황을 과장해서 표현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가 LK이뱅크나 이뱅크증권과 같은 다른 기업에 대해 말한 것을 착각했을 수도 있다. 이명박 후보가 BBK 회장실에서 걸어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이뱅크증권중개와 LK이뱅크 사무실도 17층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심텍 사람들이 회장실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BBK법인카드를 이 시장이 휴대하고 다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직접 카드 명세서 복사본을 확보하고 해명을 요구해야 답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물증, 근거도 없이 '~카더라' 식으로 보도하는 것에 일일히 답변하기 힘들다(한 이명박 캠프 관계자는 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심텍은 이명박 후보의 소개가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 김경준을 만나 투자를 했다. 검찰은 당시 BBK 직원들을 불러 철저히 조사 했지만 이명박 후보에 대한 아무런 혐의를 찾지 못했다.  >

기자와 인터뷰에 응했던 심텍 관계자 2명은 2007년 6월11일 현재 다른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대해 "6년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말하거나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 한 심텍 관계자는 "이명박씨가 아무런 공직이 없을 때도 그와 맞서는 것이 부담되었는데 지금은 오죽하겠는가. 아무말도 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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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효중 2009.05.20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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