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걸린 소 다 갖고 와! 내가 여기서 다 씹어 깨물어 버릴 테니.”
6월 4일 저녁 8시경, 서울 파이낸셜 센터 앞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어제 낮부터 이어진 ‘촛불시위 반대’ 1인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간 말싸움이 붙었다.
1990년 북한군인 신분으로 백령도에 귀순했다는 이덕남씨(42)는 “촛불 집회는 김정일의 대남공작 책략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정일은 한국에 반미 정서를 확산시키는 걸 노린다”라고 주장했다. “김정일의 독재가 수 만 명을 굶겨 죽이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안 낸 광우병이 무슨 걱정이냐”
김씨는 촛불시위의 ‘배후 세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내가 남한 침투 요원이었기 때문에 그 사정을 잘 안다”라고 말했다.
길을 지나던 시민 몇 명은 이씨에게 “도대체 촛불 집회랑 김정일이 무슨 상관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 일부는 몰려드는 시민들에게 “그냥 가세요. 괜히 말려들면 동아일보에 또 기사 떠요”라고 말했다.
시사IN 변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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