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자존심과 시민의 재치
7일 새벽 4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뒷골목에는 시민과 전경의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 시민이 전경들에게 물을 건네주며 긴장감이 느슨해질때 경찰 지휘관의 해산요구 방송이 나왔고, 해산하지 않을 시 검거에 들어간다고 하며 시민과 정면에서 대치하며 시민이 건네준 물을 마셨던 전경들을 뒤로 빼고 새로운 병력이 앞으로 나섰다. 시민들의 유화작전은 실패!
지휘관이 날이 밝았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시민들은 "군홧발로 왜 밟았냐?" 라며 응수. 전경들이 삼일 째 잠을 못자고 있다고 하자 "전경들을 재워줘라.", “후배들을 재워줘라”라며 응수.
전경들이 세보 뒤로 물러 서 시민들 앞에 선 예비군복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 하자 순간 차가운 긴장감이 돌았다.
대치 상태로 10여분이 지나자 전경들은 시민을 밀어 붙였고, 시민도 밀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 순간 한 시민이 오이 한 박스를 들고 나타나 시민에게 나누어주자 시민은 “오이 먹고 쉈다(쉬었다) 하자“ 라고 말하며 한 템포를 쉬어갔다.
경찰과 시민은 최대한 폭력행사를 자제하고 있었다. 기자들과 카메라로 무장한 시민에 둘러 쌓인 경찰은 섣부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경찰과 시민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자존심을 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경찰 지휘관의 말 한 마디에 반응하는 시민은 순간적이고 재치 있었다. 경찰은 80년대를 살고 있었고, 시민은 2000년대를 살고 있었다.
<시사IN> 안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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