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에게 쓰레기 벌금 고지서 보내겠다"
환경 미화원 김용휘(가명)는 어제 오후 4시에 출근해 오늘 오후 2시에 퇴근했다. 청와대로 가는 길목을 막고 지키는 경찰들이 먹고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유씨는 “시민들은 분리수거도 잘 해주는데 경찰은 골목길마다 먹은 도시락을 버려두고 간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근처 청소를 맡았나?
효자동, 청운동, 통의동 등 6구역을 맡았다. 골목길마다 전경이 버려놓은 쓰레기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 어제 오후 4시에 출근에 지금(10일 오후 2시)까지 치우고 이제 집에 들어간다.
-경찰이 스스로 치우지 않나?
알아서 치우기는커녕, 안 치워주면 항의가 들어오기까지 한다. 구청 용역업체에서 청소를 맡고 있는데, 구청에 전화해서 막 뭐라 한다. 하청업체 직원인 우리는 죽을 맛이다. 시말서를 쓰라는 둥….
-어떤 쓰레기가 많나?
주로 도시락 쓰레기이다. 보면, 계급 낮은 의경들은 맛없는 짬밥을 먹고 그나마 잘 치워준다. “아저씨, 수고하십니다”라고 하면서 깨끗하게 해준다. 계급이 좀 있는 높은 분들은 좋은 밥 먹고 치우지도 않더라. 비닐봉지에라도 넣어줬으면 좋겠다. 음식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어 주민 항의도 많이 들어온다.
-이런 얘기를 하면 불이익이 돌아올 수도 있는데?
아니,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사람들이 먼저 법을 지켜야 할 것 아닌가. 조만간 경찰청장을 상대로 벌금형에 해당하는 ‘무단투기’ 신고를 할 예정이다. 기자 분들도 이런 거에 좀 관심 가져달라.
김씨는 “우리 고생이야 어차피 하는 거다. 그래도 경찰들이 조금만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나도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싶다. 그런데 내일도 일해야 돼서 들어간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시사IN> 변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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