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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10일 현장 22신] '주류’에 못 껴도 축제를 즐긴다


'주류’에 못 껴도 축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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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이 촛불집회 ‘메인 스트림’에 끼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입니다. 광화문 사거리는 물론이고, 청계천 광장, 프레스 센터 앞까지 꽉 찬 시민들 사이에 발을 넣지 못하고 여기저기 골목길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10명 남짓 모여 “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치기도 하고 둥그렇게 모여 앉아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오디오 전문 쇼핑몰 ‘와싸다닷컴’에서 모인 동호인 20여 명은 파이낸스센터 빌딩 뒤에서 빨간 수건을 들고 나란히 서 있습니다. 후원금을 모아 수건 2,500장을 찍었습니다. 대부분 대책위에 ‘기증’하고 남은 몇 개로 즉석 퍼포먼스를 열었습니다. 워낙 돈이 많이 드는 취미를 즐기는 동호회인지라, 주로 30~40대 직장인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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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고 흘러 삐져나온 인파는 서울시청 광장, 남대문까지 이어집니다. ‘중앙’의 확성기 소리도 안 들리고, 행진 대열을 볼 수도 없는 시청 앞 잔디밭에도 여기저기 촛불이 모여 있습니다. ‘베스트 이벤트’라는 이벤트 회사 직원 17명은 재미있는 복장으로 시민에게 웃음을 줍니다. 머리에 풍선을 두르고, 어깨에 천사 날개를 달았습니다. 키다리 삐에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한 직원은 “인터넷으로 촛불집회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많이 나오더라.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나왔다”라고 말했습니다.

2008년 6월 10일, 집회는 축제입니다. 또, 축제는 ‘중앙 집권’이 아닙니다. 


<시사IN> 변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