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진화하는 오프라인 아고라
거리에 나오고 몇 주째 아고라를 주목했습니다. 수 많은 강성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에서 우왕좌왕하다 소멸되거나 아예 오프라인으로 나오지조차 못하는 모습을 봐온 입장에서는, 아고라의 좌충우돌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거리에 나오고 몇 주째 아고라를 주목했습니다. 수 많은 강성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에서 우왕좌왕하다 소멸되거나 아예 오프라인으로 나오지조차 못하는 모습을 봐온 입장에서는, 아고라의 좌충우돌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장면장면만 보면, 거리에 선 아고라는 무척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청와대로 가자면서 길도 모르는 사람이 선두에 서기도 합니다. 거리에 나선 경험이 처음인 이가 다수니 이해 안 되는 '오바'와 소영웅주의가 보일 때도 많습니다. 대오를 지휘하는 사람이 10분에 한 번씩 방향을 바꾸며 우왕좌왕하다가 '탄핵'을 당하기도 합니다. 거리가 익숙한 '프로 활동가'들이 본다면 속 터질 조직입니다.
하지만 고비고비마다 이번 촛불집회의 돌파구를 뚫어온 이들이 아고라라는 것도 부인하기 힘듭니다. 5월24일에는 200여 명의 '별동대'가 가두시위로 치고 나가서, 지지부진하던 촛불문화제를 다음 단계로 끌었습니다. 6월10일의 '대폭발' 이후 누구나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생각했던 11일부터 13일까지는 KBS 앞 기습 촛불시위를 띄웠습니다. 13일 1만명이 넘는 광화문 시위대가 2시간 동안 여의도로 '대장정'을 하는 장관도 따지고 보면 아고라가 계기를 만든 셈입니다. 계속 의제를 먼저 치고 나갑니다.
단면단면만 보면 '찌질하기까지 한' 오프라인 아고라는, 어느 순간 못 알아볼 정도로 진화해 있는 모습을 지난 집회기간 내내 보여줬습니다.
시사IN 40호는 거리로 나선 아고라의 좌충우돌하는 성장기를 담았습니다.
<시사IN> 천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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