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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28일 현장 14신] 경향 1면은 왜 경총광고가 아니었나?


경향 1면은 왜 경총광고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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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7일, 경향신문은 또 한 번 '튀었습니다'. 한겨레를 제외한 주요일간지가 다들 경총과 전경련 등 경제단체 의견광고 "이제는 경제를 생각할 때입니다"를 실을 때, 경향신문은 스타크래프트 팬사이트인 'PGR21'의 대통령 비판 의견광고를 실었습니다.

화제가 된 이유는 이것만은 아닙니다. 광고를 낸 사이트인 PGR21에는 광고 이후 '경향신문 1면광고 -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경향신문인 무려 5:1의 광고비 차이를 감수하면서까지 경제단체 광고를 3면으로 밀어내고 PGR 광고를 약속대로 1면에 실어 줬다는 거였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역시 경향신문"이라는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경향신문 광고국은 복잡한 표정입니다. 담당자는 "가격차이가 5대 1이었던 건 맞다. 하지만 우리가 경총이 주겠다는 다섯배를 뿌리친 건 아니고, 우리가 경총에 제안한 가격이 PGR과 얘기한 다섯배였다"고 정정해 줬습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온라인 커뮤니티가 내는 의견광고는 일반 광고보다 단가가 쌉니다. 그 반면 경제단체들의 의견광고는 경향신문의 편집방향과 충돌하는 만큼 정가를 받아야 한다는 기류였답니다.

광고가 틀어진 건 경향이 아니라 경제단체의 결정이었답니다. "경제단체가 '어떻게 조선이랑 같은 가격을 달라고 하냐'라더라. 우리는 그냥 받던 가격을 불렀는데, 조선일보가 가격을 평소보다 낮춰부른 모양이다. 그쪽이 힘들긴 힘든가보다."

조선일보의 광고단가가 내려가면서, 경제단체가 경향에도 가격 후려치기를 시도했다는 얘깁니다. 이에 경향신문은 "그 가격이라면 1면에 실을 이유가 없다"며 약속대로 PGR21의 광고를 1면에 실었습니다.

<시사IN> 천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