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청 지키다가 경찰 다죽는다
세종로 이순신동상 앞을 지킬 때는 시민과 직접 만나는 차는 대여섯 대가 필요했습니다.
이제 조동청을 모두 지키려니 '최전방'에만 50대도 넘게 필요합니다. 동아일보부터 파이낸스센터 앞 대치선까지만 시민 앞에 나선 닭장차가 26대입니다.
경찰 닭장차 얘깁니다. 세종로와 태평로 일대를 온통 닭장차로 둘렀더니 시민은 고개를 돌려도 돌려도 끝없이 이어지는 닭장차 행렬만 봐야 합니다. 안그래도 잔뜩 화가 난 시민, 전선이 길어지자 여기저기서 격양된 목소리가 들립니다.
직접적인 '대치선'인 시청앞이나 교보빌딩 뒤편에만 충돌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주욱 늘어선 닭장차는 시민의 '사제 살수차' 세례를 받습니다. 건물 안에서 호스를 끌어와 닭장차 너머로 쏘아댑니다.
경찰은 곤혹스럽습니다. '대치선' 하나만 지키면 됐던 며칠 전까지와 달리 이제는 뒤통수에도 시민의 분노가 날아와 꽂힙니다. 옆구리에서 날아오는 물세례 또한 부담입니다.
"경찰은 청와대만 지키냐"라고 호통을 쳤던 조선일보는, 그 사설 덕에 시민의 분노와 경찰의 고난이 얼마나 더 늘었는지 아려나 모를 일입니다. 아울러 "조동청은 한몸"이라는 인상을 거리의 시민에게 눈으로 확인시켜 주기까지 했습니다. 언제나 영악했던 조선일보지만, 이번엔 확실히 헛스윙했습니다.
<시사 IN> 천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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