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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인턴수기

"지켜보자"와 "텄다". 이명박 1년을 바라보는 20대의 두 시선 (1)

편집자 주) 오는 25일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이 1년을 맞는다. 지난 대선에서 많은 20대가 후보 이명박을 지지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 42.5%. 20대의 반절이 이 대통령에게 표를 보냈다.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은 숱한 도덕성 의혹이 있었지만 20대는 “경제만 살려준다면야 도덕적 흠결은 개의치 않는다”는 말로 그를 지지했다. 다른 한 쪽에선 “부모님이 이명박 찍으라고 해서 찍는다.”는 20대의 발언이 선거판에서 20대의 대표적 표심인 양 떠돌기도 했다. 1년이 지났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던 20대와 지지하지 않던 20대의 얘기를 들었다.
단단한 말이었고 생각이 잘 여문 말이었다.

텄다 - 조진씨(24)는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한는 대학생이다. 대선 당시에는 정치적 상황을 잘 몰랐다. 제대 후 뒤늦게 수능을 봐서 대학생이 된 그는 '다함께'란 조직에 들어갔다. 이후, 각종 사회 현안이나 정치적 상황에 뛰어들고 있다.

조 씨는 "그가 조금이라도 대화하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 이상 지지는커녕 그를 몰아내기에도 바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형물 제작: <시사IN> 양한모



-17대 대선 때 지지하지 않던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1년을 맞았다. 평가를 해 준다면
정말 지옥과 같았던 2008년이었고, 올해 시작 역시 마찬가지다. 삽질이란 말로써 평가해도 모자랄 정도로 실정으로 가득채운 작년 한 해였다.

집권 초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물론 일정 시기였겠지만 이토록 참담한 집권 초 국정 지지율은 유사 이래 없었다. 우리 국민 모두의 불행이었고 국가로서도 불운한 일이었다.

국가의 불운함을 이유로 다시 그에게 힘을 불어주잔 설득은 먹히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그동안 벌였던 일들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그의 대통령 위치는 위태로워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명박 당시 후보를 지지하지 않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복지라는 사탕발림과 사람도 중시하는 듯한 17대 대선 당시 정치적 수사는 이명박을 진정한 실용후보로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결정적인 한 방은 ‘CEO 대통령/주식회사 대한민국’이란 기치였다. 나는 대선 당시 압도적 지지율 1위 후보 입에서 나온 이 같은 말에 절망했다. 대통령이 대한민국이란 주식회사의 CEO면 국민은 종업원이란 말인가. 그의 철학에 절망했다. 일각에서 그의 발언을 두고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주라고도 하는데 그건 말장난인 것 같고, 대통령도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의 국가관(국가=기업)에 절대 찬성할 수 없었다. 말 하나에도 그의 철학이 보이더라.


-그를 반대하는 구체적 활동을 펼치기도 했나? 아니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구체적 활동을?
대선 당시 나는 군에서 갓 제대한 예비군이었다. 당연히 정치적 상황에 어두웠다. 이후 공부를 하고 뭔가 깨닫게 됐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이건 아니다 싶더라. 국민들이 대통령의 ‘소통부재’에 절망할 때 나도 그 국민이었다. 4월부터 시작된 시청 앞 집회에 열렬히 참여했고, 이후 대학 내에서 시청집회에 나가자고 학우들을 설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 1년도 채 되지 않아 ‘촛불’이라는 국민의 역풍을 맞았다. 촛불에 동의했나? 했다면 그 이유는?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방식’에 대해.
촛불에 많은 부분 지지했고 함께했다. 촛불은 국민들이 정치에 실망하고, 보수화됐다는 그간의 수많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촛불은 결정적인 순간에 그 진로를 고민하며 시간을 끌어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그 모습을 조금씩 감추었다. 자발성에 의존한 시민들의 참여는 촛불의 발화로는 충분했지만 대중들의 자발성으로 촛불을 이어나가기에 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절감했다.

이 대통령의 소통방식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다. 그는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어떤 책에서 위대한 지도자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즐겨한다지만, 그러한 듣기를 '원하는 것만 골라 듣기'로 해서는 매우 위험하다. 그의 골라듣기가 초래한 소통의 부재는 촛불을 '과격시위대'로 만들었고 구중궁궐 청와대에 갇힌 이명박 대통령은 오류에 쉽게 빠져버리게 됐다. 이러한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소통부재'라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하면서 “경제만은 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각종 체감 경기와 경제지표가 바닥이다. 어떻게 보나?
분명 이명박 대통령 한 사람의 실책으로 경제위기가 온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 경제위기가 주요한 이유이겠지만 그 대책으로 내놓은 종부세 과세 기준 완화와 법인세 인하로 대표되는 감세 정책, 4대강 유역 정비 사업으로 탈바꿈한 대운하추진으로 대표되는 건설경기 부양대책은 명백한 그의 실책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웃지 못 할 MB물가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의 고환율기조는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MB물가품목은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고, 고환율정책은 낙수효과를 기대했을는지는 몰라도, 대기업들에게는 좋았을지는 몰라도, 물가폭등이라는 결과를 초래해 서민경제에 엄청난 쓰나미를 가져왔다. 정말 끔직하다.


-대선 당시 이명박 당시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그 당시 지탄하는 여론이었나? 함께 지탄했나? 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BBK문제와 그가 가진 건물에 성매매업소가 있다는 것, 또한 마사지걸 발언으로 대표되는 여성 비하 발언 등등…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많이 실망했다. 하지만 경제에만 목을 멘 그의 공약에 많은 국민들은 그의 도덕성정도는 눈 감아 줬다는 생각에 이명박대통령 보다는 국민 대중들에게 더 실망했다. 어떻게 저런 도덕성에 결함이 많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앉힐 생각을 하는 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지난 정권 어지간한 총리도 요즘세태에는 꺼리도 안 되는 '위장전입'문제로 낙마했다. 요즘은 땅 투기, 논문중복게재, 자녀병역특례, 탈세쯤은 그냥 넘어가는 수준이다. 정말 실망했었다.


-정치지도자를 하려는 후보자 내지는 정치지도자의 도덕성은 어떤 기준과 잣대로 평가하고 판단해야 하나?
적어도 그가 살아온 지난 이력이 그의 지금 신념과 맞아떨어져야하고, 그의 주위를 둘러싼 이들의 평가에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철학은 그가 살아온 궤적, 즉 정치지도자나 후보자 이전의 개인으로서의 역사를 통해 볼 수 있고 그의 주위를 둘러싼 이들이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늘 “나에겐 이념이 없고 실용만 있을 뿐” 이라고 선언하듯 말했다. 동의했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념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떤 이념일까.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실용이란 것도 명백한 정치이고, 이념이다. 집권 1년만에 이미 그의 이념은 실용 이라기 보단 명백한 기득권보수 독대자임이 드러났다. 오로지 70년대 박정희 시절의 국가자본주의적 경제운용방법을 아는 그에게 이념마저도 그 당시의 반공, 성장제일주의에 집착한다는 것은 지금의 파 탄 난 남북관계와 성장률 목메기로 극명히 드러난다. 인수위 시절부터 통일부폐지를 거론하는가 하면 매번 '몇% 성장률이 가능하다'식의 숫자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실용이라기 보단 정말 어느 건설회사 사장이나 하기에 딱 인 듯하다.


- 이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들어갔다. 대통령의 국정 1년을 지지하나? 그리고 2년차 전망을 한다면.
 
파시즘에 비견될 정도로 그의 반민주적 행태에 어떻게 지지를 보낼 수 있나. 일일이 거론하기도 벅찰 정도로 그의 실정은 무수하다. 그렇다고 지금을 파시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의회를 등에 업은 독재라고 하기엔 충분할 듯하다. 그가 조금이라도 대화하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 이상 지지는커녕 그를 몰아내기에도 바쁠 것이다.

                                                                                                                       <시사IN>인턴기자 이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