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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인턴수기

"지켜보자"와 "텄다". 이명박 1년을 바라보는 20대의 두 시선(2)

편집자 주) 오는 25일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이 1년을 맞는다. 지난 대선에서 많은 20대가 후보 이명박을 지지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20대 득표율 42.5%. 투표를 했던 20대의 반절 가량이 이 대통령에게 표를 보냈다.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은 숱한 도덕성 의혹이 있었지만 20대는 “경제만 살려준다면야 도덕적 흠결은 개의치 않는다”는 말로 그를 지지했다. 다른 한 쪽에선 “부모님이 이명박 찍으라고 해서 찍는다.”는 20대의 발언이 선거판에서 20대의 대표적 표심인 양 떠돌기도 했다. 1년이 지났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던 20대와 지지하지 않던 20대의 얘기를 들었다. 단단한 말이었고 잘 여문 말이었다.


지켜보자- 조 아무개씨(25)는 대학을 졸업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 대선 당시 한나라당 내 디지털 정당위 블루엔진이란 곳에서 활동했다. 대학에서 행정관련 전공을 하던 조 씨는 우연한 기회에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 재임시 서울시 시정을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그 기회에서 조 씨는 서울의 변화를 눈으로 느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의 시작점이었다.
조 씨는 지켜보는 중이다. 그는 "아직 판단하기에 이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형물 제작:<시사IN>양한모

-17대 대선 기간 중 어떤 활동을 했나. 활동의 동기는?
정치계에 몸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활동에 대해 의견 반영을 할 만큼의 연륜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주도적이나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88만원 세대’의 안타까운 한 명으로써 힘들게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에 모든 것을 제쳐두고 대선 운동에 ‘올인’할 수 없는 현실적인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의 서포터로써, 대선 기간 동안 그에게 힘이 될 만한 어떤 작은 일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 어떤 일이 있을까’라고 고민하던 중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이 떠올랐다.

직접 관련 UCC를 만들어보기도 했고, 관심 분야는 직접 취재를 해서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또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서 이명박 후보의 공약 등을 홍보하고 분석하는 글을 올리기고, 개인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활동 동기를 생각해보면,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서 ‘온라인 활동’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었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다수에게 피력할 수 있는 점이 메리트로 다가와 ‘사이버 선거 활동’을 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 지지하던 이명박 당시 후보가 대통령이 됐고, 집권 2년차를 맞고 있다. 평가를 해달라.
‘평가’라고 하는 것을 하기에 조금 이른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아직은 이명박 정부를 ‘지켜보는’ 입장이다. 비판받아야 할 부분은 비판하고, 칭찬해줄 부분은 칭찬하면서 ‘지켜보고’있다.


-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던 이유는?
앞에서 밝혔듯이 개인적으로 서울시장을 역임하였을 때부터 그의 통솔력이나 추진력에 반해 한 명의 서포터가 되어 있었다. ‘小대한민국’이라 불리기도 한 대한민국의 수도를 잘 이끌어낸 수장이라면, 이젠 대한민국을 맡겨도 되지 않을까라는 강한 신뢰가 있었다.

이 같이 기본적으로 강한 신뢰의 바탕 위에, 지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얹혀졌다. 노무현 정권 때에 물론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도 많았겠지만, 현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기에 앞서 무리한 시행을 계속 밀어붙이다보니 성급한 시행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너무도 많이 치러야만 했다. 그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자연스레 ‘정권 교체’를 희망하게 됐다.

또한 당시 서민들의 가장 가려운 부분이었던 ‘경제를 살려 주겠다’라는 ‘경제대통령’의 모토를 내건 것이 너무도 인상 깊었다. 지난 정부의 집권 기간 동안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고통받아오던 서민들에게 있어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 2007년 12월 17일, 거의 절반에 이르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방식이 촛불이란 역풍을 맞았다. 당시 촛불에, 촛불의 방식과 명분에 동의했나.
‘소통’을 통해 ‘변화’가 이뤄지고,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발전’이 이뤄진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소통’의 중요성이다. 이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은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에 대한 반성도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촛불’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왜 ‘촛불’이 생겨나게 되었는가, 즉 ‘촛불’의 명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리고 충분히 공감한다. 기본적인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국민들의 답답함이 오죽했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 정부는 반성을 하고, 조금 더 국민과의 ‘소통’의 창을 열기 위해 노력해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촛불’에는 분명 조금 더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될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때로는 비록 일부라 할지라도 그 방식이 폭력적이고 사회적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다. 자극적이고 위태로운 방법은 어떤 경우든 용납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촛불’ 그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내가 왜, 이것을 들고 있는가. 나는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은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때로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기에 앞서 막무가내로 비판을 하며 그저 분위기에 휩싸여 큰 소리만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경우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꿰뚫고 바라보며, 정당한 방법으로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이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만은 살리겠다.”라며 집권했다. 그러나 각종 경제지표와 체감경기가 바닥이다. 어떻게 보나?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2009년은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나와서 걱정이 많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를 무조건적으로 ‘MB정부’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정부에서 잘못 판단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세계 경제의 엄청난 변수들로 현재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 자체가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나라가 이런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건재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의 상황으로 미뤄볼 때, 국외 정세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부는 우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 역시 ‘이 모든 것이 나랏님 때문이다’라고 불평만 늘어놓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현실적인 사안을 두고 대안을 제시하며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많이 내어놓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국가와 국민이 힘을 합쳐 ‘Win-Win'하여 얼른 경제 상황이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 이명박 당시 후보는 BBK등 각종 사건으로 그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20대는 “먹고 살게만 해주면 도덕성은 괘념하지 않는다.”라고 대체로 얘기했다. 본인도 그랬나? 도덕성과 능력은 양립하지 않아도 됐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다소 해결되기를 바라는 절박한 20대들의 심정이 극단적으로 표현된 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경제 문제가 크게 다가왔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표현일 뿐, 실제로 ‘도덕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나 역시 지도자의 기준을 따질 때 ‘도덕성’에 중요한 가중치를 두고 있다. 도덕성은 능력과 동등하게 중요시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도덕성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하고 비난할 줄 아는 똑똑한 국민들이다. 이것은 정치 속에서 ‘국민의 심판’인 ‘선거’를 통해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선거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더 자세히, 분명히 알 수 있다.)


- 다시 대선 당시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하겠나?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당시의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이었으니까.


-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본인에게 미친 영향이나 변화상 같은 게 있다면.
나의 생활이 변하거나 나에게 영향을 미친 부분은 거의 없다. 나는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순수한 서포터로써 그를 지지했을 뿐이며, 그러므로 그런 활동들을 통해 실리를 얻은 것도 없으며 현재에도 정치와는 전혀 동떨어진 일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정치’라는 것이 우리 생활과 무척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반드시 ‘정치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장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됐다.


- 이명박 대통령의 성장과정이나 출세과정이 자신의 표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나.
성장 과정이나 출세 과정 역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므로 물론 나의 ‘한 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어려웠던 환경 속에서도 매순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일에 치열하게 도전해갔던 그의 ‘노력’과 ‘의지’는 많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의 어려웠던 성장과정은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서민’들의 고민에 공감해줄 것이라는 신뢰를 쌓게 했다. 또한 기적으로 여겨질 만큼 파란만장했던 그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줄 아는 출세과정은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중한 예가 되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집권 직후부터 ‘저소득층’과 ‘서민’을 배려하는 수많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차츰차츰 실행해나기로 했던 다양한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서민 살리기’에 나선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나하나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2009년 정책들을 살펴보면, 정말 많은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노력들이 때로는 다른 비판들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고 있는 부분은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민들에게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탓하며 비판하는 일에만 집중하지 말고, 이런 좋은 정책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없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맞이한다. 그를 아직도 지지하나? 한다면 이유와, 지지하지 않는다면 이유를?
지지한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이명박 정부’는 이제 1년이 갓 지난 ‘-ing'형의 정부이다. 아직은 믿고 바라봐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전임 참여정부 때에도 국민들은 너무 성급하게 지도자의 자질을 두고 비판했다. 결국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만큼 말이다. 그로인해 오히려 상황은 갈수록 더 악화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직은 이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이른 시기이다. 집권 초기에는 역시 우리의 손으로 뽑은 지도자에 대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이제 막 5분의 1이 지났다.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아직 판단이 이르지 않겠나.



                                                                                                                         <시사IN>인턴기자 이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