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시사저널 노조의 독립 언론 실천은 계속 된다 시사저널은 지난 18년 동안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하고 사실과 진실을 밝히는 언론으로 최선을 다했다. 공정 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편집권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해 삼성 출신 사장에 의한 삼성 기사 삭제 사건이 발발한 이후부터, 시사저널은 독립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시사저널 노조는 독립언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지난 1년간 치열하게 싸워왔다. 기사 삭제 사건에 항의한 편집국장의 사표를 하루 만에 수리하고, 기자 23명 가운데 18명을 징계하고, 기자들이 파업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짝퉁 시사저널을 발간하며 직장폐쇄를 단행한 경영진과 사주지만 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하며 1년 동안 꿋꿋하게 싸워왔다. 그러나 기대는 번번이 짓밟혔다. 경영진과 사주는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넘도록 반성과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편집인의 권리, 경영자의 권리, 사주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온갖 변명과 거짓말로 기자들의 뒤통수를 치면서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왔다. 협상과 결렬을 수차례 반복하면서도 노조는 시사저널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해 실낱같은 희망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시사저널 경영진과 사주의 태도를 보면서 우리는 중대한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말하고자 한다. 시사저널 사주와 경영진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언론에는 관심이 없고, 외압과 경영수지에 따라 기사쯤은 얼마든지 빼고 넣을 수 있는 이들임을. 또 시사저널 사주와 경영진은 언론사 경영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자존심, 상식과 원칙조차 없는 이들임을 만천하에 고발하고자 한다. 시사저널 노조는 고목에 꽃이 피길 기대하는 미련한 투쟁을 멈출 것이다. ‘편집권은 편집인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편집인과 기자에게 복종의 의무만을 강조하는 경영진, 언론을 공산품으로 여겨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주가 독립 언론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는 버리기로 했다. 편집권은 편집인의 사유물이 아니며, 기자에게는 복종보다는 불의를 고발할 줄 아는 정신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시사저널 노조의 파업기자 전원은 회사에 사표를 내고, 시사저널과의 인연을 끊는다. 자부심을 갖고 젊음과 열정을 바쳤던 일터에서 쫓겨나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시사저널 파업 기자들은 독립 언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시사저널 노조는 시사저널과 이별하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믿음만은 버리지 않는다. 펜을 곧추세워 취재현장으로 돌아오겠다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다짐도 여전하다. 때문에 독립 언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그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독립 언론을 지지하는 독자들이 있는 한, 시사저널 기자들의 독립 언론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2007년 6월 26일 시사저널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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