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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까지

제이유 수사검사 녹음테이프 폭로한 강정화씨 인터뷰

제이유 수사검사 녹음테이프 폭로한 강정화씨 인터뷰
“검찰 인사 앞두고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 비서 살리려 기획 폭로”

지난해 9월22일 동부지검의 정관계 로비 수사팀 백용하 검사로부터 피의자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진술 강요 분위기를 녹음했던 김영호 전 제이유상품담당 이사로부터 이 테이프를 입수해 언론에 폭로한 이는 제이유 납품업자 강정화씨(47, 여)이다. 기자는 1월9일 강씨를 단독으로 만나 녹음 테이프를 폭로한 배경에 대해 들어보았다.

검찰의 녹음테이프를 지금에야 폭로한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 인사를 앞두고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동부지검의 제이유 사건 수사로 피해를 본 이재순 검사가 반드시 명예회복 되어 검찰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재순 검사는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마친 뒤 제이유 사건 때문에 지금 오도가도 못하고 공중에 붕 떠서 매일같이 술로 세월을 보낸다.

이재순 검사와 사전에 의논하고 폭로한 것인가.
지금 검찰에서는 이재순 검사가 나를 사주해 폭로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번 폭로를 기획한 사람은 내 형부인 양승천 변호사이다. 형부가 공개하라고 지시해서, 내가 이재순 검사에게 터뜨리겠다고 했더니 이검사는 처음에 반대했다. 검찰 수사 내용을 녹음한 뒤 테이프를 나한테 넘겨준 김영호 전 상품담당이사도 처음에는 오해를 산다며 폭로 시점을 주수도 회장 판결 선고 뒤로 늦추자고 했지만 내가 설득해 몰아부쳤다. 검찰 인사가 코앞에 닥쳐 있어서 이재순 검사를 다시 검찰로 보내려면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폭로를 기획하고 지시한 양승천 변호사는 누구인가
노무현 정부 들어 특별검사를 지낸 내 친형부이다. 내가 제이유 납품업자로 정관계 로비스트라고 거론되면서 형부도 앞으로 구상하는 공직생활에 큰 장애가 생긴 상태다. 나는 형부와 이재순 검사 두 사람은 살려야 할 입장이다. 

주수도 선고공판을 앞두고 이 테이프를 터뜨림으로써 무기징역구형을 받은 주수도씨의 법원 판결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없었는가.
주수도회장은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일차적인 목적은 아니었지만 주회장에게 중형 구형한 검사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재순 검사는 주수도씨를 중형 구형한 검사가 수사팀에 있는 것은 문제라고 내게 말했다.

수십만명의 제이유 사기 피해자들의 입장은 생각해보았는가.
나는 주수도 회장에게 피해를 본 일이 없다. 녹음 테이프를 폭로한 목적은 순전히 이재순 검사 살리기와 사법 개혁에 있었다. 이를 위해 동부지검 정관계 로비 수사 과정에서 일부 증인이 검사와의 대화를 녹취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추가로 폭로하기 위해서 그 녹음 테이프를 찾으러 다니고 있다. 이번에 다 공개해서 사법 개혁도 시키고 이재순 검사도 살려 검찰로 보내야 한다. (이때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로부터 인터뷰 중인 강정화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강씨는 전화상으로 이전 비서에게 한참동안 녹음테이프를 추가 폭로를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통화를 마친 강씨는 “내가 동부지검 수사 과정의 녹음테이프를 추가 공개하겠다고 설득했는데 이재순씨는 지금 여론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돌아간다며 말리고 있다”라고 기자에게 전해주었다).

테이프를 폭로한 뒤 대검찰청 감찰반에 들어가 어떤 조사를 받고 왔나.
이재순 검사와 나, 김영호씨 관계에 대해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았다. 동부지검이 무리하게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검에서도 그쪽과 한통속인 것처럼 보였다. 내 폭로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가 조사받은 곳이 대검 녹취실이라고 알고 있다. (흥분한 목소리로) 검찰이 피조사사 말을 몰래 녹음하는 일도 이번 기회에 사법 개혁 대상으로 삼아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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