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덤프, 레미콘 등 건설노동자 2만5000여명이 소속된 건설노조가 어제부터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갔습니다.이들은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기본권 인정, 고용안정 대책 마련, 정부가 약속한 건설 관련 법·제도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어제 오후 2시에는 1만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사진).
하지만 지금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기간이라 적지 않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건설노조 홈페이지에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에게 결례 아니냐” “대다수 국민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는 시점이다. 국민장 이후로 연기하라” 등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해시 봉하마을에 직접 문상을 다녀온 주부 이아무개씨(47·서울 마포구)는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파업의 효과나 지지,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냐”라며 노조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5월25일 민주노총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대규모 집회 등 투쟁을 국민장 기간 이후로 순연키로 했다”라고 밝힌 바도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기도 한데요.
하지만 건설노조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타살’에 항거하는 것과 건설노조의 파업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박종태 열사, 용산 철거민 등의 비통한 죽음과 현재 불거지고 있는 특수고용직, 건설 노동자 문제 등은 결국 이명박 정권이 소통과 대화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한 데 따른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정치적 타살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건설노조는 이러한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 국정운영 중단과 제도 개선 추진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파업 기간 중에는 노 전 대통령 추모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만약 정부가 추모제 참석조차도 막는다면,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권이 져야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노조 내부적으로는 몇달 전부터 차곡차곡 준비해온 파업이라 날짜를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노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이때, 노동자들의 파업은 이에 찬물을 끼얹는 짓일까요? 아니면 노조가 주장하는 대로 추모 분위기와 노동자들의 투쟁은 서로 대립되는 게 아니라 한 곳에서 만날 수도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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