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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 3일 9신]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다’굽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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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수 나와라, 어청수 나와라!”

6월3일 촛불시위대는 한 번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경찰청 앞에서입니다. 전경이 여학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밟는 동영상 등 많은 폭력 경찰의 증거물들이 나왔습니다. 시위대는 경찰을 압박하고 싶었나 봅니다.

8시40분, 시위대는 서울 시청 광장에서 문화제를 끝내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코스는 시청~광화문~서대문~경찰청~다시 서대문~다시 광화문입니다. 행진을 시작하자 비가 곧 그쳤습니다. 비가 그치니 구호도 더 활발해졌습니다. 참 여러 가지입니다. “군대 안 간 놈, 군대 보내라!”부터 “조중동은 찌라시다” “물대포는 물러가라”까지. 버시바우 미 대사가 “쇠고기 재협상 없다”라고 발언한 오늘, 피켓도 ‘업데이트’ 됐습니다. ‘버시바우 닥쳐’를 쓰고, 버시바우 사진에 큰 점을 그려놓고 ‘머리속 뇌송송’이라고 표현해놨습니다. 집회도, 도로 행진도, 구호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듯하지만 변합니다. 진보합니다.

경찰청 앞에서 시민들은 경찰을 조롱했습니다. 서대문 경찰서 대문에 써 붙여놓은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란 표어를 보고 촛불을 든 한 아주머니가 외쳤습니다. “야 이놈들, 달라지긴 뭐가 달라져?” 전경 버스로 빙 둘러 막은 경찰청 앞에서 시민들은 다소 흥분했습니다. 훤하게 불이 켜진 경찰청 고층 건물 아래에서, 사람들은 전경차 타이어에 구멍을 내고, 낙서를 하고, ‘불법 주차’ ‘견인 조치’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근처 고기집에서 식사를 하던 한 시민은 나와서 박수를 쳤습니다.

밤 9시 50분경, 시위대는 광화문에 다시 섰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오늘은 아무도 다치지 않는 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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