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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는 반성하는데, 이상득은 왜 침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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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치는 ‘조금 안다’고 생각한다. 3년째 국회를 출입하며 정치부 기자 일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에 대해서는 ‘조금 알았다’라고 생각한다. 5년 동안 대중문화 담당을 하면서 나름대로 보고 들었던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판’과 ‘대중문화판’은 닮은 점이 많다. 일단 다른 영역과 달리 ‘판’으로 불리는 것부터 닮았다. 교육계를 ‘교육판’이라 부르지 않고 재계를 ‘재판’이라 부르지 않지만 이 두 영역에서는 유독 ‘판’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그 의미는 간단하다. 대중이 마뜩찮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에는 벼락을 맞아도 웃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바로 정치인과 연예인이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줄 알고 웃는다는 것이다. 벼락 맞고도 웃어야 한다는 것 말고도 정치인과 연예인은 여러 모로 닮은꼴이다.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정치인과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하는 연예인, 꼬치꼬치 따져보면 두 직업이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불십년’이요 ‘애불십년’이라 ‘한 방’에 뜨고 ‘한 방’에 지는 이들의 생리는 비슷하다. 정치인이 권력이 없으면 비참해지듯, 연예인도 인기가 없으면 비참해진다. 그래서 권력이 있을 때, 인기가 있을 때 최대한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교만해진다.

정치인과 연예인 중 대중이 누구를 더 좋아하느냐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그리고 누가 더 영향력이 있느냐에 대한 답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대중은 누구를 더 신뢰하고 누구에게 더 높은 기준의 도덕성을 요구할까?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 보다 연예인에게 더 높은 기준의 도덕성 요구하는 이상한 사회

답은 연예인이다. 신정아 스캔들 이후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던 학력 위조 파문 때를 기억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많은 연예인, 교수(특히 방송에 나오는 교수들), 정치인(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 종교인(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을 포함해서)의 학력 위조 사례가 발각되었다. 그들 중 누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나? 거짓된 눈물일지언정, 사죄의 눈물을 흘리는 시늉이라도 한 축은 연예인뿐이었다.

많은 언론은 그렇게 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연예인의 당연한 책무인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공인(公人)’의 사전적 의미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공적 지위’가 있는 국회의원,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권위를 부여해주는 교수나 종교인은 ‘공인’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범주에 연예인까지 넣는 것은 좀 억지스럽다.

똑같은 잘못에 대해 정치인보다 연예인이 더 많은 책임을 지는 양태가 ‘촛불집회 비하발언’에 대해서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개그우먼 정선희와 국회의원 이상득은 모두 ‘촛불집회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둘의 발언을 보면 정선희의 발언은 국가 재산 절취범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 빚어진 표현상의 실수라고 볼 수 있는 반면, 이상득의 발언은 촛불집회 참가자를 단정해버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정선희의 발언을 살펴보자. 그는 5월22일 MBC라디오 '정선희의 정오의 희망곡' 에서 뚝섬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육교의 쇠붙이나 맨홀 뚜껑 같은 것을 갖고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위험한 일이다. 나라 물건 챙겨서 파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리 광우병이다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면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더라도 환경을 오염 시키고 맨홀 뚜껑을 가져가는 사소한 일들이 사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범죄다. 큰 일 있으면 흥분하고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어떻게 알겠느냐”라고 말했다.

다음 이상득 의원의 말이다. 6월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 5단체 주최 '제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리셉션'에 참석한 이상득 의원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가리켜 “실직하고 일자리가 없어 길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과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 같다. 거리에 나와 불평하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관심사는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직 등 경제문제 전반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선희 말이 죄면, 이상득 말도 죄다. 그러나 정선희만 벌을 자청했다. 

둘 다 촛불집회 참가자를 대놓고 매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선희의 말이 문제라면 이상득의 말도 문제다. 그러나 발언에 책임을 지는 모습에서는 더 큰 차이가 난다. 정선희는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불만제로><기분 좋은 날>의 MC자리와 MBC FM4U(91.9MHz) <정오의 희망곡>의 DJ직을 모두 당분간 그만두기로 했다. 반면 이상득은 홈페이지에 해명글을 올려 놓은 것 외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정선희와 이상득 중에서 누가 더 공인일까? 이상득은 국회부의장을 지낸, 6선 의원의, 그리고 대통령이 형이다. 비교가 불가능하다. 더더군다나 이상득은 현재 이 대통령 참모진들 간에 벌어진 권력투쟁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거칠게 말해서 그가 용퇴하는 것만으로도 대통령을 둘러싼 인사 문제의 51%가 해결될 수 있다.

왜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훨씬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을 제쳐둔 채 연예인만 희생양으로 삼고, 정의가 다 이뤄진 양 기뻐하는 것일까?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이 말하는 것보다 연예인이 말하는 것이 더 영향력을 갖기 때문일까? 연예인 한 명 끌어내려 놓고 만족하는 동안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의 거짓과 망언은 면죄부를 받는 이 부조리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시사IN>고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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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쿠 2008.06.08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재열 기자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정선희가 방송을 통해 2번 사과하고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프로그램 하차로 이어졌다는 소식은 들었었는데요...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정선희의 해당 방송을 듣고 뭔가 좀 잘못된 비유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불이 붙어버릴 줄은 몰랐네요.
    정말 정치'꾼'들의 몰상식하고 폭언에 가까운 발언들은- 특히 MB도 무개념 발언 퍼레이드였죠 -왜 그냥 스치듯 지나가고, 선거 때마다 그 사람들이 또 당선되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연예인들은 말실수 하나에 활동 생명이 달린 것 같은데 말이죠.
    참, 글 블로그에 퍼갈게요. 사람들이 많이 읽어봤음 해서요- 늘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거리편집국 때문에 더 바쁘실 것 같은데... 건강하시고요,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

  2. nlbo 2008.06.08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3. 꾸이 2008.06.09 0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으로 생존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정치인은 자신을 확고하게 지지해주는 세력이 있고 그를 유지할 일정 수준의 권력을 획득한다면 그 이후 대중의 지지는 그닥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득 의원은 자신을 보호해줄 확고한 세력을 갖고 있지만 정선희씨는 그렇지 못하지요.
    결국 이상득과 정선희씨의 차이는 공인의 여부가 아닌 그들이 지니고 있는 권력의 차이라고 봅니다.

  4. jesiico2000@hotmail.com 2008.06.09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미국처럼 주민발의안, 주민소환권등이 없나요? 연예인은 마음에 안들면 안 보고 들으면 되지만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하면 주민이 바꿀 수 있는거 아닌가요? 국민의 80%가 원하고 있는 소고기수입 재협상을 대통령이 안한다고 하면 대통령을 바꾸어야 하는데 한나라당이 과반수가 넘는다고 자꾸 딴소리만 한다면 국회의원을 소환해야 되지 않나요? 그래서 국민이 대통령을 소환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앞으로 4-5년을 기다려야 한다면 이건 참........

  5. 2008.06.09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입니다. 아무리 요즘 연예인들이 추앙을 받아도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는 힘든가 봅니다.

  6. 촛불 2008.06.09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다하게 말하면 파워 차이죠...정선희씨 같은 연예인들은 언론이 쉽게 기사를 써도 되는 약자 죠...그러나 이상득(씨라고도 붙이기 싫다)은 우리 나라의 1%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언론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죠.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한국의 1%가 보호 해주죠..
    그러지만 일반인들보다 둘다 발언권이 파워 차이가 아마 1/1000이죠..그래서 둘다 함부로 말해서 않돼죠

  7. Favicon of http://kinoguy.com BlogIcon kinoguy 2008.06.09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중의 인기로 자신의 가치를 말하는 연예인인 정선희씨는 그녀의 입담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시청자)의 수요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노출되어 있는 반면, 총선을 이제 막 끝낸(!) 이상득 의원은 그의 의정활동을 소비하는 소비자들(국민)의 수요변화에 훨씬 둔감하게 반응합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정선희씨만 자의반 타의반 힘없이 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면에도 철저한 시장논리가 작용하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이 내뱉은 말에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는 도덕성이 끼어들 틈은 보이지 않습니다. 실용정부 답습니다.

  8. silsun 2008.06.10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닙니다. 연예인들(정선희씨등) 좀더 대중의 사랑에 민감할수 밖에 없는 직종에 있는것입니다.
    이상득에 대해서는 그의 "잡설"은 잡죄로 취급해야 할정도로 그를 탄핵(?)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죠.
    그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국민을 개무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또한 2mb이 탄핵되거나 탄핵에 준하게 된다면 당연히 쪼그라들 아류일 뿐이죠.
    단지 집중할 대상을 2mb일 뿐이랍니다.
    제목은 제대로 잡으신거 같은데... 풀어내는데에서... 조중동 필이 나는건 제 생각뿐 인가요?
    제목과 내용이 일관성이 있으시기 바랍니다.

  9. 거리의 검객 2008.06.10 1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기자님,
    글 잘 읽었습니다.
    누구는 반성하는데 누구는 반성 안하고 있다는 제목,
    이상득이 반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정선희씨와 함께 다루다보니 논지가 명확하지 않네요.

    정선희씨가 가진 생각의 일단이 말을 통해 자연히 나온 듯 합니다.
    다 물러난 것이 반성인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민심을 세상이 함께 확인한 건 좋은 일이죠.
    정선희씨는 공인(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란 의미의)은 아니지만 공공인(公共人)이죠.
    아니, 사실은 이번에 정선희씨한테 공인이니 책임져라 한 건 없죠.
    공공인은 영향력이 큰 사람이란 의미인데,
    영향력이 큰 사람인만큼 그 부정적 영향력을 차단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힘(비판)이
    더 컸기 때문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거죠.
    물론 사과도 하고 해명도 했지만 인용된 발언을 볼 때
    그냥 보통 연예인이었군요. 말을 잘하는, 하지만 역사적 사회적 문제에는 약해서
    삐끗하고도 뭔가 중요한 심금을 울리는 말을 했다고 믿는.


    시사인 독자여서 고기자님 좋은 글 많이 읽고 있습니다.
    고생많으시구요, 시사인의 활약 기대합니다.

  10. 2008.06.12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 보다 연예인에게 더 높은 기준의 도덕성 요구하는 이상한 사회'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 보다 연예인에게 더 높은 기준의 도덕성 요구하는 이상한 (상류?)사회'

    보통 사람들은 연예인에 대해 정치인 혹은 지식인 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죠.
    나와 대동소이한 급의 일개 방송인이 단지, 마이크를 쥐고 있다는 것만으로
    오류가 있는 발언을 무책임하게 했으니 정선희씨에 대해 책임을 지게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정당했다고 봅니다.

    그 분들이, 이상득씨에 대한 발언을 문제삼아 똑같은 방법과 행동을 취한다 한들
    (물론, 같은 방법을 취할 수 도 없습니다.)
    그 분 홈페이지에 악성게시글을 올린다 한들 그 분이 읽기나 할까요?
    그 사람을 소환할 권리가 없는 마당에, 이상득씨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나 할까요?

    기본적으로 그 둘이 직위상 갖게되는 권력의 결과적인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선희씨가 연예인으로서 가지게 된 권력의 방어성이란 것이
    대중의 직격탄엔 약하디 약하니 말이죠.
    오히려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될 정치인들이 철밥통처럼 권력을 끌어안고
    철가면을 두르시니 그게 진정한 문제입니다. ㅡ ㅡ;;;


    정말 이상한 사회죠. 정치인들의 사회란게.
    욕의 강도로 봐선, 정선희씨가 먹은 욕보다 몇백배를 쎄게 먹어도
    또 잘못을 천만배 심하게 했대도..
    스스로 물러나는 일이 별로 없으니 말이죠.


    정선희씨가 물론 다소 버티다 하차했다지만, 늦게라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언을 통해 드러난 정선희씨의 기본 의식에는 아쉬운 점은 있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자의건 타의건 자숙의 시간을 갖고
    다시 돌아온다면 외면하실 분 별로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상득 할아범요?
    귀도 꿈쩍안하는 안하무인의 정치인을 퇴출할
    획기적인 방법이 없는 한....일단 보류.
    ㅡ ㅡ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