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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편집국

[6월10일 현장 10신] 컨테이너 예술가 뷔세만 "황당한 베를린 장벽이다"


컨테이너 예술가 뷔세만 "황당한 베를린 장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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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집단 플래툰 대표 톰 뷔세만 씨(독일)는 컨테이너 박스를 소재로 한 예술가이자 건축가다.  예술가들에게 창작과 전시의 공간을 제공하는 '스폰서'이기도 하다. 서울 논현동에 종합예술공간으로 4층짜리 컨테이너 박스 건물을 올려 개장을 앞두고 있다.

왜 하필 컨테이너일까. "컨테이너는 원래 전쟁물자를 우송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것을 문화, 평화, 그리고 예술을 교류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통쾌한 '전복' 아닌가." 뷔세만 씨의 설명이다.

그가 오늘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세종로를 찾았다. 경찰이 이순신 동상 앞에 컨테이너 박스를 깔았다는 말을 듣고, 같은 '컨테이너 설치예술가'로서 현장을 보기 위해서다.

그의 감상은 어떨까. "황당하다. 베를린장벽이 돌아온 것 같다." 뷔세만 씨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목표인 '문화 교류의 상징 컨테이너'와는 너무나 다른, 길을 가로막는 위압적인 컨테이너를 보며 실망이 크단다.

뷔세만 씨는 이미 촛불집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다. 72시시간 연속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금요일 세종로를 찾았단다. 감상을 물어봤다.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강력하고 인상적인 평화집회였다. 음악, 춤, 평온함이 가득 찬 위대한 평화 혁명을 봤다." 최상급의 찬사가 연이어 쏟아졌다. 그날의 기억을 간직한 뷔세만 씨에게 세종로의 오만한 컨테이너는 그래서 더 생뚱맞다.

뷔세만 씨의 인터뷰는 라디오21에서 방송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사IN>천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