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빨간색 우비는 안 입어!”
관계자는 화가 많이 나 보였습니다. 반면 우비 장수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들 옆에는 빨간 우비가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노노데모’의 맞불 집회 준비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건은 ‘노노데모’측이 우천을 대비해 주문한 우비 100여벌이 도착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우비를 놓고 돌아서려는 우비 장수를 관계자가 붙잡습니다. “우린 빨간색 우비는 안 입어!” 관계자가 또렷하게 말합니다. 빨리 빨간 우비를 빼라고 야단입니다.
난데없는 색깔 투정에 우비 장수가 당황합니다. “에이, 그냥 입어” 우비 장수가 애교도 부려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 다른 관계자는 한술 더 떠 “노란색도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우비 장수는 한참 동안 빨간색, 노란색 우비를 모두 분류하고서야 우비를 팔 수 있었습니다. ‘노노데모’는 우비의 ‘색깔’도 ‘정치색’으로 보이는 걸까요. 그 탓에 애먼 우비 장수만 고생입니다. 빨간색, 노란색 우비를 고스란히 다시 가져가는 우비 장수의 어깨가 무거워 보입니다.
참,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는 “몇 명이나 오늘 집회에 참여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1000명도 더 온다”는 대답을 했는데요. 그래서 혹시 구입한 우비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다시 청계광장에 가보았습니다. 가보니 백여 명 정도가 청계광장에 모여 있네요. ‘절대로’ 우비가 부족하진 않을 것 같네요.
<시사IN> 인턴기자 송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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