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좌충우돌 인턴수기

청년 실업 취재, 졸업한 선배들에게 어렵게 물었다

 

-인턴 2주차 후기



“언니 졸업하시고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으세요?”


시사IN에서 처음 하게 된 취재. 그런데 이거 원, 이번 특집이 '청년실업'이다보니 취재원에게 이런 묻기 민망한 질문들을 잔뜩 쏟아내야만 했다. '청년실업'이라, 아직 졸업까지 2년은 남은 내게도 무겁게 다가오는 이 단어를 취업이 급한 졸업생들과 어떻게 나눠야 할까. 차라리 졸업한 선배들과 계속 연락을 해 온 상태라면 모르겠다. 연락 한 번 없던 후배가 갑자기 전화해선 “제가 시사IN에서 인턴기자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청년실업 기획을 하게 돼서...”라고 말하려니 선배한테 너무 미안해서 입이 잘 안 떨어지더라는.


전문대 졸업생을 인터뷰할 때는 더 심했다. 친구를 통해 겨우 취재원을 구하긴 했는데 모르는 분에게 민감한 문제를 물으려니 너무 겁이 났다. “지금 하고 계신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정규직이신건가요?”, “실례지만 월급이 4년제 졸업생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등등.


다행히 취재원분들이 내 무례한 질문에도 친절히 대답해주셨지만, 한 분 한 분 인터뷰를 끝낼 때마다 내 마음은 혼란에 휩싸였다. ‘나랑 기자가 맞는 일일까?’, ‘내가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취재원한테 너무 미안하다
T-T'와 같은 생각들로 인해.


그렇지만 어떤 분의 말씀대로 “기자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 해야 하는 일”.
낯선 사람에게 전화 거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오랜만에 통화한 선배에게 “언니는 지금 취업하신 상태세요?”란 질문을 던져놓고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내가 정말 기자가 되고 싶다면 낯선 사람을 만나는 두려움과도 계속 싸워나가야 하고, 또 취재원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저 움츠려들기보단 미안한 만큼 그의 말을 내 편의대로 왜곡하지 않고 더 소중히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
하압!

그래도,
이러나 저러나 취재는 내게 너무 어려운 일임은 분명하다.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