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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퇴근길.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조문을 갔다. 거리로 따지면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가 회사와 가깝다. 하지만 일부러 덕수궁 쪽 시민 분향소로 향했다. “누가, 무엇이, 왜” ‘바보 노무현’이 비극적 최후를 맞도록 몰고 갔는지 아는 처지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차린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민 분향소 길은 두 갈래. 한쪽은 덕수궁 돌담길 쪽으로 이어졌고, 또 다른 한 쪽은서울시의회를 지나 조선일보로 이어졌다. 분향소와 가까운 시청역 출구는 이미 ‘광장’이었다. 386 세대로 보이는 가정주부는 에이포(A4) 용지에 “당신은 내 마음의 영원한 대통령”이라는 글귀를 적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추모 글로 도배가 되다시피 한 시청 지하철역 출구 벽은 ‘만민 추모소’나 다름없었다.

저녁 7시20분. 정동길 분수대를 꺾어 늘어서 있는 조문 행렬 말미(서울시립미술관 쪽)에 섰다. 앞쪽에 선 이들은 ‘넥타이부대’였고, 뒤쪽에는 한 젊은 부부가 조문을 기다렸다. 두런두런 대화가 들렸다. 부인은 일찍 약국 문을 닫고 왔다고 말했다. 남편은 공무원인 듯했다. 앞뒤에서 때론 푸념이, 때론 분노서린 말이 들려왔다. “웬 날벼락이냐?”, “죽기는 왜 죽어. 29만원밖에 없다는 사람은 살아서 당당하게 대처하라고 말하는데. 그런 사람도 사는데”, “그렇게 욕을 보이는데, 살아도 산 것일까”, “지금이 5공 시절도 아니고” 줄을 선 지 5분도 안되어 넥타이 부대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정치에 전혀 관심도 없을 것 같은, 한껏 멋을 부린 20대 젊은 여성들이 뒤를 이었다.

저녁 7시45분. 50대로 보이는 아저씨 자원봉사자가 물을 마시라며 컵을 나눠줬다. 몇 발짝 앞으로 나가니, 이번에는 20대 젊은이가 근조 리본을 나눠줬다. 세 발짝 앞에 가니 또 다른 자원봉사자가 핀을 나눠줬다. 그 사이로 앳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제 몸보다 더 큰 “국화꽃을 무료로 나눠드리니 사지 마세요”라며 푯말을 들고 다녔다. 그렇게 시민 분향소 앞에서는 자원봉사자들끼리 조문 분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8시. 조문 길은 ‘삼보일배’ 같았다. 세 발짝 나아간 뒤 기다리고 또 세발 짝 간 뒤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말은 사라졌고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는 회상의 시간을 갖는 듯 했다. <한겨레> 신문 초판이 배달됐다. 백무현 시인이 쓴 추모시(“우리가 당신을 버렸습니다”)가 실려 있었다.  봉하마을 사저를 설계한 정기용 건축가의 칼럼도 실려 있었다. 뒤쪽에 있던 약사는 신문을 보면서  울고 또 울었다. 정 건축가는 ‘산은 멀리 바라보고 가까운 산은 등져야 한다는 조상들의 말을 거역하고 집을 앉힌 내 탓’이란다.

내 탓. 어쩌면 ‘바보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몬 데 내 탓도 있을 것이다. 바보 노무현은, 재임 중 전 국민의 노리갯감이 되었다. 집값이 떨어져도 ‘노무현 탓’이오, 집값이 올라도 ‘노무현 탓’이오, 심지어 검사님들이, 기업인들이 필드에서 공을 치다가 빗나가도 그게 다 ‘노무현 탓’이란다. 그렇게 바보 노무현을 두고 나는, 우리는 그를 비아냥거렸고 이죽거렸다. 그래서일까. 조문길 한편에 길게 늘어뜨려진 노란색 리본에는 “당신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글이 자주 띄었다.

저녁 8시24분. 줄을 선 지 한 시간째. 촛불이 하나 둘 켜졌다. 40대로 보이는 아저씨 자원봉사자가 “앞으로는 한나라당 찍지(투표하지) 마세요”라며 촛불을 나눠줬다. 촛불의 불씨를 하염없이 울었던 약사에게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지면, 누리꾼 여러분이 직접 꾸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사IN>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특집호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지면을 꾸리는데 있어서 누리꾼 여러분이 직접 꾸릴 수 있도록 지면을 내어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세 가지 내용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보내주시면 추모 지면에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글을 모으려고 합니다.
100자~200자 정도로 ‘나에게 노무현은 무엇이었나’ ‘노무현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노무현의 죽음에 무슨 생각을 했나’ 등에 대해 짧게 소회를 정리해 주시면 됩니다.

둘,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모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으시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추모 앨범’으로 꾸며보려고 합니다.

셋, 노무현 전 대통령 비문 문구를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에 마을 어귀에 조그만 비석 하나를 세워 달라고 했습니다.
그의 비문에 어떤 문구를 쓸지, 100자~200자 정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글과 사진은 5월28일 목요일 자정까지 보내주시면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보내주실 곳 메일: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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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바기시러 2009.05.26 1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역겨운

    명바기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우리의 대통령은 오직 당신입니다.

  2. Favicon of http://jspark.netcci.org BlogIcon 마니 2009.05.26 2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돌아서서 후회하는 우리는 참 바보입니다.
    오늘 대한문에서 깨닳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사실은 '대통령님'을 사랑했다는걸
    이제야 느낍니다, 당신의 넓은 마음을, 깊은 미소를 사랑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