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좋아할 비가 옵니다
6월3일 오후 5시45분. 비가 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반가워할 비가 옵니다.
거리편집국을 연 첫날이었던 어제도 그랬습니다.
물대포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저는 욕을 바가지로 먹었습니다.
하루만 있다 나가자는 선배들을 졸라서 나왔는데...
쏟아지는 비에 거리편집국 기자들의 옷과 신발이 흠뻑 젖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이 그리도 미안했습니다.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굵은 빗줄기를 뚫고 촛불집회는 7시 시작되었습니다.
5시 30분 1천여 명이 촛불을 들고 시청 앞으로 모였습니다.
그런데 굵은 빗방울이 참가자들을 흩뿌렸습니다.
그런데 다시 우비 소녀와 우비 소년 시청 앞 광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참가자는 5천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청계광장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중심으로 300여 명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제 떠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비옷과 우산으로 중무장한 채 속속 합류하는 사람만 있습니다.
안티 MB카페에서 비옷 2천개를 준비했는데 모두 동이 났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은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합니다. 4일 있는 재보궐 선거용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을 대책이라고 내놓았냐’고 언성을 높입니다. “100일이 100년 같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김병현·최은아 커플은 “놀러왔는데 비가 와서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열심히 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반가워할 비가 옵니다.
하지만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촛불잔치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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