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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4일 현장 9신] 촛불은 어디로 갈까요? 촛불은 어디로 갈까요? 50만명이 넘는 시민이 운집한 6월10일은 시민의 '승리'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긴 쪽의 표정이 오히려 근심이 깊습니다. 다음날인 11일,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은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정도가 전부입니다. 현실적으로 10일 이상의 '큰 판'을 다시 꾸리기 힘든 상황에서, 대통령이 저렇게 모르쇠로 나오면 뾰족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대통령이 남의 말 안 듣는 걸로야 전문가니까"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촛불집회에 나온 한 여중생은 "대통령은 '쌩까 대마왕'이예요"라고 별명을 붙여줍니다. 이제 정치에서 풀어줘야 하는데, 선거가 없습니다. 야당도 실종됐습니다. 2002년과 2004년의 촛불을 갈무리해 주었던 길들이 지금은 보이.. 더보기
[6월14일 현장 8신] 명박산성 가는길 명박산성 가는길 종로1가에서 세종로 네거리로 가는 방향에 '명박산성' 가는길을 나타내는 표식이 생겼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표식을 보고는 웃고 지나갑니다. 한 시민은 표식 앞에 서 있는 여자친구를 사진기에 담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센스가 너무 대단해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옆에서 웃고있던 서성일 씨는 "사실 서글프다. 국민과 정부가 소통되지 않는 단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오늘도 시위대는 종로를 돌아 컨테이너 박스에서 전경버스로 대체된 '명박산성'앞에 섰습니다. 시위대는 밧줄을 연결해 버스를 끌어내는 대신 "이명박은 포위됐다. 국민에게 항복해라"라고 외칩니다. 경찰은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시위대 앞에서 플라스틱 폴리스라인을 잡고 있는 한 경찰은 "이 라인을 넘어오면.. 더보기
[6월14일 현장 7신] 좌충우돌 진화하는 오프라인 아고라 좌충우돌 진화하는 오프라인 아고라 거리에 나오고 몇 주째 아고라를 주목했습니다. 수 많은 강성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에서 우왕좌왕하다 소멸되거나 아예 오프라인으로 나오지조차 못하는 모습을 봐온 입장에서는, 아고라의 좌충우돌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장면장면만 보면, 거리에 선 아고라는 무척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청와대로 가자면서 길도 모르는 사람이 선두에 서기도 합니다. 거리에 나선 경험이 처음인 이가 다수니 이해 안 되는 '오바'와 소영웅주의가 보일 때도 많습니다. 대오를 지휘하는 사람이 10분에 한 번씩 방향을 바꾸며 우왕좌왕하다가 '탄핵'을 당하기도 합니다. 거리가 익숙한 '프로 활동가'들이 본다면 속 터질 조직입니다. 하지만 고비고비마다 이번 촛불집회의 돌파구를 뚫어온 이들이 아고라라는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