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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들이 다시 거리편집국을 차린 이유 오늘 아침 전체 기획회의 시간의 일입니다. 갑자기 신입기자들(박근형 변진경 천관율)이 A4 한 장짜리 기획서를 내밀었습니다. 촛불집회 현장 중계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뜨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습니다. 은 시사주간지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나오고, 잡지입니다. 당연히 중계 장비도 없습니다. 그런데 현장 중계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시사IN과 집회 현장중계의 관계는 마돈나와 순결의 관계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겸손만큼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이제 갓 수습을 뗀 신입기자들이 중계를 하자고 덤비는 겁니다.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선배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매일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그들은 시시각각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상황을 담아내기에는 주간지라는 매체 형식이 얼마나 한계가.. 더보기
[6월2일 현장 6신] 무대 조명은 꺼져도 촛불은 남아 시사IN 거리편집국이 악천후 속의 첫날을 마쳤습니다. 천막을 걷고 나서, 조금 늦은 현장 소식 전합니다. 밤 9시30분경 가두시위도 모두 끝이 나고, 오늘의 집회가 마무리됩니다. 폭우 속의 삼천명. 대책회의 사람들도 감격한 표정입니다. 집회는 끝났는데 발길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일조씨(38)는 '안티MB카페'의 깃발을 들고 있습니다. 정씨를 비롯한 카페 사람들은 '횡단보도 촛불집회'를 제안했습니다. 파란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구호를 외치며 길을 건너는, 상징적인 가두시위입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20여명의 시위대가 동참해 한동안 횡단보도 촛불집회를 진행했습니다. 무대차도 불을 끈 서울광장에는 여전히 50여명의 참가자들이 서성입니다. 김준철씨(3.. 더보기
[6월2일 현장 5신] 빗속, 시사IN 거리편집국에서 만난 사람들 1. 초딩아, 미안해 천막을 차린 뒤 첫 손님은 초등학교 6학년생 4명. '송정초' 이태리와 이영노, 김지은 학생(13)이다. 금방 산 우비를 입고 슬리퍼를 신었다. 거리편집국 안에 들어와 양말을 벗었다. 검은 비닐봉지에 전단지 한 묶음과 오렌지 주스가 담겨 있다. 한 시민단체가 나눠주는 광우병과 촛불 시위 관련 전단지를 내일 반 친구들에게 나눠주려고 한 뭉치를 받았단다. 오렌지 주스를 시사IN 기자들에게 권했다. 키가 작아서 우비가 질질 끌리고, 엉성한 우비 단추를 잠그지 못해 쩔쩔맸다. 시사IN 기자가 단추를 잠가줬다. 다들 부모님 허락을 받고 나왔단다. 소속도, 이름도 당당히 밝혔다. 광우병 걸려 죽는 게 무섭단다. 이명박 아저씨도 물러났으면 좋겠단다. 이영노 학생은 "어쩌면 감자 먹고도 광우병 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