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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 10신> 봉화산의 '돌아오지 못한 다리' “담배 찾으셨다고 하기에 담배 하나 드리고 내려올 건데 왜 막아요?” 검은 양복 차림의 조문객이 항변했다. 부엉이 바위로 통하는 나무다리를 가로막고 선 전경은 고개를 숙인 채 “저희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무다리 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 사람 각자 가슴에 달린 검은 리본만 말없이 바람에 흔들렸다. 경호원의 잇단 진술 번복으로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봉화산을 둘러보려는 조문객 또한 늘고 있다. 그렇지만 경찰은 아직 현장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봉화산 등산로 입구를 봉쇄 중이다. 간혹 뒷길을 찾아 산에 오르는 조문객이 있기는 하지만 부엉이 바위 어귀에서 이렇게 가로막히곤 한다(기자 또한 예외는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을 보낸 부엉이 바위.. 더보기
<서울 9신> 국상 중에 웬 파업이냐고요? 타워크레인, 덤프, 레미콘 등 건설노동자 2만5000여명이 소속된 건설노조가 어제부터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갔습니다.이들은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기본권 인정, 고용안정 대책 마련, 정부가 약속한 건설 관련 법·제도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어제 오후 2시에는 1만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사진). 하지만 지금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기간이라 적지 않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건설노조 홈페이지에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에게 결례 아니냐” “대다수 국민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는 시점이다. 국민장 이후로 연기하라” 등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해시 봉하마을에 직접 문상을 다녀온 주부 이아무개씨(47·서울 .. 더보기
<서울 8신> 정동, 다시 '역사의 현장'이 되다 27일 저녁, 서울 정동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왼쪽 뒷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정동교회이다. 100여 년 전, 서울 정동은 역사·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아관파천으로 정치 1번지가 되었는가 하면, 국내에 거주하는 거의 모든 외국 공관원이 이곳에 모여 살았죠. 또 ‘(우리나라) 최초·처음’이란 수식어가 붙은 문화나 문물도 많았습니다. 근대 교육을 처음 시작한 곳도, 신식 결혼을 최초로 연 곳도, 서양 악기를 가장 먼저 연주한 곳도, 한글 신문을 맨 처음 발행한 곳도, 방송국이 가장 먼저 들어선 곳도 이곳이었죠. 5월27일 밤, 정동이 다시 역사의 현장이 되었습니다.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추모제를 서울광장에서 열게 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추모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