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릴레이 편지 7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곳이 바로 남한산성이구나’ 지난 6월17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시스템 문제를 다룬 ‘노무현 대통령 언론인과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도 인터넷신문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었는데, 이 토론회를 보면서 대통령이나 언론단체 대표들이나 참 ‘한갓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파업기자 입장에서 보면 그랬습니다. 비유하자면, 임기를 반 년 정도 밖에 남겨놓지 않은 망해가는 명나라(노무현 정부)와 시급한 국방(언론자유) 문제는 팽개친 조선 사대부들이 공허한 고담준론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날은 시사저널 기자들이 청나라(삼성)의 기사 삭제 침입을 받고, ‘펜은 돈보다 강하다’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농성하기 시작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무의미한 대화를.. 더보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릴레이 편지 8 민가협(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 어머니들은 지난해에도 저희들을 찾아 누선을 자극했더랬습니다. 한 어머니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이 사람들 어쩔꼬. 분초를 쪼개 뛰어다녀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오래 싸우고 있으니. 단식까지 한다니...”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샘이 말랐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웬만한 일에는 끄떡없이, 아니 메마르게 버텼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에는 걸핏하면 울곤 합니다. 한데서 단식하는 동료·후배를 생각하며 슬퍼하고 돌아앉아 어깨를 들먹이는 여자 후배를 보며 숨죽여 웁니다. ‘땡볕보다는 비오는 게 낫다’고 누군가 말했지만, 장마를 예고하는 비가 세차게 퍼붓던 6월21일 북아현동은 참으로 처연하더군요. 그 날 당번인 저와 함께 온 김민정 EBS 다큐 ‘여자’ PD는.. 더보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릴레이 편지 6 맨 처음 나타난 응원군은 동네 주민입니다. 농성장에 세워놓은 선전물을 찬찬히 읽어보시더니 한마디 하시더군요. “여기 써있는 게 사실이라면 사장이 나쁜 사람이야. 사장이 삼성에 기사를 팔아먹은 거네. 그건 나쁜 짓이지.” 청개구리가 이런 심정이겠지요. 평생 말 안 듣다 마지막 효도한답시고 물가에 엄마를 모신 청개구리말입니다. 다른 동료들 모두 뜯어말릴 때, ‘미련없는 이별을 위해서라도 해야 돼’하면서 두 사람의 단식을 부추겼습니다. ‘밥 굶으며 힘들어 하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기가 너무 괴로울 것 같다’면서 극구 말리던 후배한테 ‘보기 괴로우면 같이 굶지 뭐’하며 객기까지 부렸습니다. 그러나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후회했습니다. 건너 뛴 밥 공기 수만큼 야위어가는 두 사람의 얼굴도, 아무리 열 받아도 욕지.. 더보기 이전 1 ··· 205 206 207 208 209 210 211 ··· 224 다음